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11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이 결렬되면서 28일 오전 4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해, 서울 시내 버스 대부분이 운행을 멈추는 사태가 12년 만에 현실화됐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시내의 한 공영차고지에 버스가 주차돼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8일 오전 2시 20분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사측과의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3시경부터 조정 회의를 시작해 법정 조정 기한인 28일 오전 0시가 지난 후에도 교섭 연장을 통해 대화를 이어갔으나, 결국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폭이었다. 노조는 인천·경기지역으로의 버스 운전기사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시급 12.7% 인상을 주장했으나, 사측은 최근 5년간의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을 고려할 때 과도한 요구라며 맞섰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중재안으로 6.1% 임금 인상을 제시했으나 양측 모두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여하는 버스는 전체 서울 시내버스 7,382대 중 97.6%에 해당하는 7,210대에 이른다. 서울시버스노조에는 65개 버스회사가 소속되어 있으며, 이 중 단체교섭 대상인 61개사가 파업에 참여 중이다.
앞서 지난 26일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재적 조합원 대비 88.5%의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서울시버스노조의 파업은 2012년 20분간의 부분 파업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파업은 전면적인 운행 중단으로 이어져 시민들의 출퇴근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파업 돌입 이후에도 노사 실무진 간 물밑 대화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속한 시일 내 합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당장 28일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즉각 가동했다. 지하철은 하루 총 202회를 증편 운행하고, 막차 시간을 종착역 기준 익일 오전 1시에서 2시로 연장한다.
또한 25개 자치구에서는 지하철역과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해 대체 교통수단을 확보했다.
서울시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의 특성상 조속한 파업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대중교통의 한 축인 시내버스의 장기 파업은 서울 시민의 일상과 도시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노사 양측의 신속한 타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하목형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