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대구지역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잇따른 경영난으로 붕괴 직전에 놓였다. 교통사고 감소로 인한 수리 물량 감소와 부품 및 재료비 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 손해보험사들의 일방적인 보험 정비 수가 삭감이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북구의 한 종합정비 공장에 보험 정비 대기중인 차량들
정비업계는 지속적으로 정비 요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보험 수리 차량에 대한 낮은 수가와 현실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정 노력을 통해 하도급 근절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보험 수가 현실화 없이는 경영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50년간 대구에서 정비업체를 운영해 온 대표 A씨는 "5월부터 자재비, 재료비, 판금 도장 시 사용되는 도료 구입비까지 일제히 10%에서 20%까지 인상되었지만, 손해보험사에서는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각종 자재비 인상이 손해보험사 AOS 프로그램에 반영되지 않아 손해를 감수하며 정비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이에 대한 시급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A씨는 "인상된 자재비 현황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손해보험사들이 적용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토교통부가 나서서 손해보험사와 정비업계 간의 실질적인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차량 정비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구지역 정비업체들은 적자 운영으로 인한 도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정비 중인 자동차가 판금도장을 마치고 도장 부스에서 열처리를 하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구지역 정비사업체들은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보험감독원, 정무수석실, 국토교통부, 그리고 언론 등에서 정비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자동차 보수용 도료 가격까지 인상되면서 정비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구지역 정비업체들은 자동차보험 수리 대상 차량에 사용되는 도료 전 품목에 대해 10% 인상안을 통보받았으며, 특정 도료 업체의 경우 5월 1일부터 10~15% 추가 인상을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료 업체들은 물류비 증가와 원자재 공급 부족 심화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실제로 KCC, 노루페인트, 삼화, 헨켈, 3M 등 주요 원청업체들은 이미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여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정비업체 대표자들은 한 목소리로 도료값 인상에 따른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손해보험사, 도료업체, 그리고 정비업계 조합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대구지역 자동차 정비사업체들은 자동차 정비 보험 수가 인상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정비업체의 생존 방안을 모색해야만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한 연쇄 도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