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4월 21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1년여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이번 시위를 통해 장애인 권리 입법과 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 중인 전장연 (2023년 교통일보 자료사진)
전장연은 이날 혜화역을 비롯해 오남역과 선바위역에서 기습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오남역과 선바위역에서는 약 35분간, 혜화역에서는 약 13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되었으며, 혜화역에서는 시민 안전과 추가 열차 지연 방지를 위해 약 22분간 무정차 통과 조치가 시행되었다. 서울시는 이번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 손실 피해액을 약 2,100만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장연의 불법 시위에 대해 형사고발 및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출근길을 책임지는 중요한 대중교통으로, 이번과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해 4월 8일 이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고 승강장에서 누워 장애인 권리 입법을 촉구하는 다이인(die-in) 시위를 이어왔다. 그러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시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1년을 기다리며 장애인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이야기했다. 제대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음에도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시위 재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장연의 시위 방식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얼마나 절박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해를 표하는 반면, 다른 시민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할 수도 있다. 너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각 정당에 정책 요구안을 전달한 뒤, 오후 1시 인근 이룸센터로 이동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주최하는 집중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전장연은 앞으로도 장애인 권리 예산 증액과 관련한 대화를 재개하고, 장애인 권리 예산을 증액하라는 요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전장연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장애인 권리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대화와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목형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