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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이 몰고 올 변화는?
  • 김남주 기자
  • 등록 2022-03-30 15: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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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신뢰 제고” vs “차값 오를 것”…시장 규모는 성장 예상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가양동 중고차 센터 모습. (교통일보 자료사진)

우선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그동안 중고차 시장의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허위·미끼 매물’이 줄어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여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반면,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소위 ‘알짜 매물’을 끌어모을 경우 중고차 가격이 상승하고 신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의 매매 업체들은 “대기업이 진출하면 중고차 시장의 생태계가 파괴돼 영세 사업자와 소비자의 피해가 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중고차 매매업계는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장 참여를 노리는 대기업이나 기존 매매업체들 모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결국 모두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수익 창출을 외면할 수는 없어, 예를 들면 소비자가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차량 생산, 판매, 소유자 교체, 부품 교체, 고장수리 이력 등에 대한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구상에 집중하고 있고 이를 위해 반드시 중고차 사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모빌리티 서비스에 이미 중고차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독서비스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면 향후 서비스에 사용한 차량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도 중고차 사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렌터카업계 1위 사업자 롯데렌탈도 미래 먹거리로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선언했다. 자사의 렌터카 반납 물량을 소매 시장에도 내다 팔 길이 열리며 신성장 동력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총 4만7500여대 중고차를 도매 시장에만 팔 수 밖에 없었지만 중고차 판매 채널이 소매 시장까지 이어진다면 오는 2025년에는 최대 20만대까지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까지 중고차 전체 시장 점유율의 10%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롯데렌탈의 전체 매출 중 중고차판매 비중은 지난해 26.7%에서 2025년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렌터카보다는 중고차 판매 전문 업체로 거듭날 수도 있다.

 

기존 중고차 매매시장을 주도해온 케이카와 엔카는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제대로 된 플랫폼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영세 중고차업체들은 심각한 위기감에 휩싸였다.

 

독점적으로 ‘인증 중고차’를 판매해온 수입차업체들 역시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계의 시장 진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중고차 판매 전략을 수정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250~270만대 규모로 지난해 약 28조원으로 추정된다. 과거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대였고 오는 2024년 시장 규모가 29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기업 진출로 예상치보다 이보다 더 높은 시장 성장을 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더불어 업체 간 신경전과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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