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차량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사각지대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첨단 안전 장치 도입을 통해 상당 부분 감소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 이사장 정용식)은 11일, 화물차와 버스에 장착한 사각지대 감지 장치가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각지대 감지장치 외부카메라 장착 모습
사각지대 감지 장치는 대형차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차량 외부 카메라가 접근하는 보행자를 감지하여 내부 모니터에 영상을 보여주고 경고음을 울리는 시스템이다. 이는 운전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하는 사각지대 상황을 알려줌으로써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TS의 조사에 따르면, 5톤 이상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의 사각지대(8.3m)는 일반 승용차(4.2m)의 약 2배에 달해 우회전이나 차선 변경 시 사고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TS는 지난해 경기남부와 전북 지역 화물차 75대, 부산 시내버스 15대 등 총 90대의 대형 차량에 사각지대 감지 장치 보급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그 효과를 면밀히 분석했다.
이번 실험은 장치 장착 차량을 대상으로 위험 경보 정보 제공 여부에 따른 운전 행태 변화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위험 경보가 제공되지 않은 사전 기간과 경보가 제공된 사후 기간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사후 기간 동안 운전자의 사각지대 주의 수준이 뚜렷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각지대 감지 범위
구체적으로, 위험 경보 정보가 제공된 사후 기간에는 100km 운행 거리 당 방향지시등 작동 횟수가 사전 기간 대비 평균 13.5% 증가했다. 이는 운전자들이 사각지대 감지 장치의 경고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며 안전 운전 습관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사후 기간에는 사각지대 내 보행자 감지 시 제동 장치 작동률이 사전 기간 대비 평균 6.7%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첨단 안전 장치가 실제 사고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의 즉각적인 대응을 유도하여 교통사고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다.
TS 정용식 이사장은 “첨단 안전 장치가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교통 안전 확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운전자의 인지 능력 한계를 보완하는 첨단 안전 장치 보급을 확대하여 국민 모두가 안전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첨단 안전 장치가 대형차 사각지대로 인한 교통사고 감소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확대를 통해 더 많은 대형 차량에 해당 장치가 보급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목형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