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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車정비업 생사기로에⓵] 전기차 시대…작업 물량 급감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2-12 00: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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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비공장 찾을 일 드물어…종합정비업보다 전문정비업 더 큰 위기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따라 자동차정비업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자동차정비업은 그야말로 생사기로에 섰다. 자동차정비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대안은 없는지 기획취재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⓵전기차 시대…작업 물량 급감

⓶차 고칠 사람도, 지원자도 없다

⓷친환경·하이테크로의 변환 불가피


전기차 시대가 오면 사고 수리 작업을 위주로 하는 종합정비업체보다는 엔진오일 교환 등을 주로 하는 전문정비업소(일명 카센터)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문정비업소의 모습.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성장하는 업종이 있는 반면 타격을 받는 업종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정비업을 꼽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절반 정도 줄어들고 내구성 부품이 모듈화됐다. 자동차 유지 보수가 단순화돼 정비공장을 찾을 일이 드물다. 당연히 정비업계의 작업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정비업종은 종합정비와 전문정비로 구분된다. 국내 자동차정비시장은 종합정비업체 6000여곳, 전문정비업소는 4만곳이 넘을 정도로 이미 레드오션이다. 

 

최근 나온 내연기관차는 품질이 우수해 고장이 거의 없다. 또 완성차 업체가 보증 기간을 연장하고, 각종 소모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어 정비업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전기차 확산으로 정비업계의 위기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대가 오면 사고 수리 작업을 위주로 하는 종합정비업체보다는 엔진오일 교환 등을 주로 하는 전문정비업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센터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엔진오일 교환과 관련 작업은 전문정비업계의 가장 많은 일거리다. 현재 작업 물량의 절반 이상,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없기 때문에 엔진오일이나 필터 등 내연기관과 관련된 정비·점검이나 교환이 필요없다.

 

이미 다수의 전문정비업소들은 작업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일찍이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전기차 보급에 나선 제주도의 경우 전기차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일감이 줄어든 전문정비업체 폐업이 크게 늘어났다. 11월말 기준 제주도내 전기차 점유율은 7.3%로, 전국 평균 1.4%를 크게 웃돌았다.

 

제주교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제주도내 자동차 전문정비업소 4곳 중 1곳이 문을 닫았으며 2030년에는 50% 이상의 자동차 정비업소가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전문정비조합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도 수차례 열었다. 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차 보급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후 내연기관 폐차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정비업자들의 일거리 감소가 심각한 상황으로 다들 망하게 생겼기에 폐업할 시 폐업 보상 지원금(업종 전환 지원금)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종합정비업도 전기차 시대가 오면 작업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부에서는 그래도 자동차사고는 일어나고, 수리는 해야되기 때문에 별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지만, 전기차 충돌 또는 추돌사고는 전기차의 생명이자 최고가 부품인 배터리까지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보험 수리가 아닌 전손 처리(폐차)로 진행되면 종합정비업체들의 작업물량도 줄어들게 된다. 더불어 자동차의 첨단 안전보조장치와 자율주행에 따라 단순 사고률도 현저히 감소할 전망이라 종합정비업체들의 미래 또한 암울하다.

 

국내 전기차 증가 폭은 매우 가파르다.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34만 7000대로 전분기 대비 16.3% 증가했다. 자동차 누적등록 대수는 2535만 6000대의 1.4%에 불과하지만 그 비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의 현대차·기아 등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메이커들은 빠르면 2030년 또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지하고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만 생산할 계획이다. 불과 10년 안팎을 남겨두고 있다.

 

그 시대가 오면 작업물량이 크게 줄어든 자동차정비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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