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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화물차 필수품 ‘요소수’ 품귀…중대형 화물차 약 200만대 발 묶이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10-31 20: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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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출 제한에 한국 직격탄…물류대란 우려

디젤 화물차량 운행에 꼭 필요한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는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중국에서 주로 들여오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화물차 운행에 큰 지장을 초래해 물류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부고속도로 언양주유소(서울방향)에 설치된 유록스 요소수 셀프 주입기(롯데정밀화학 제공)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1만원대이던 10ℓ 요소수 가격이 물량부족으로 3만5000원까지 상승하고, 온라인 매장에서는 5만원을 넘는 가격을 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품절 현상을 빚고 있다. 

 

요소수 재고가 남은 주유소는 사재기를 우려해 차량 한 대당 10ℓ한 통만 살 수 있도록 개수제한을 두고 있다. 요소수가 품절된 일부 주유소는 “주문을 넣어도 공급을 못받고 있고, 언제 재입고가 가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요소수는 디젤차에 탑재된 ‘선택적 촉매 환원(SCR)’ 시스템에 쓰인다. 배기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NOx)을 깨끗한 물과 질소로 바꿔준다. 2014년 유럽연합(EU)이 시행한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 디젤 화물차에는 SCR가 의무 장착돼 있다. SCR 장착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65~70%까지 떨어진다.

 

전세계 요소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은 지난 15일부터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했다. 중국은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석탄에서 추출해왔는데, 최근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국 내 요소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우선 자국 시장을 안정화하고자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요소수 제조사들은 요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에서도 수입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은 전체 수입량의 66%에 달한다. 특히 요소수 제조용으로 사용되는 요소는 중국에서의 수입량이 전체의 88.5%에 이른다.

 

국내 요소수 생산 업체들은 중국의 수출 제한이 지속될 경우 이르면 11월 말에서 12월 초 남아있던 요소 재고까지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중순 이후 국내 요소수 생산량이 ‘0’이 되면 디젤 차량 운행에 차질이 생겨 물류대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 국내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중대형 화물차 약 200만대가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요소수 공급의 50%를 책임지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은 요소수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요소를 더 이상 확보하지 못하자 최근 공장 가동률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회사 관계자는 “11월 요소수 생산량은 10월의 절반 수준도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소수 생산 업체들은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방법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 지금 주문을 넣어도 3개월 후에야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수입 다변화를 통해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방안이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수출 규제가 풀리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최근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요소수 수급 문제를 놓고 회의를 가진데 이어 중국과 긴급 실무협의에 나서는 등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업체별 현황과 업계의 요구 사안들을 확인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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