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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버와 리프트, 카카오T의 전략 비교
  • 이명철 기자
  • 등록 2021-10-28 22: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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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버' 운전자보다 승객 우선 '리프트' 운전자를 동료로 대우 '카카오'는?

카카오T 블루 가맹택시 (교통일보 자료사진)

플랫폼 기업은 양면 시장의 특징을 띠고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 양측을 균형있게 관리해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자가용 차량으로 택시를 하는 차량공유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불법 서비스이지만 이 산업의 선두주자는 우버다. 2009년 창립한 우버는 현재 전 세계 600여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때 시장을 90% 이상 장악하고 기업가치가 130조원까지 갔었으나 최근 시장 점유율 하락과 계속되는 적자로 기업가치가 70조원으로 떨어졌다.

 

우버보다 3년 늦게 차량 공유시장에 뛰어든 리프트(Lift)는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빠르게 우버를 추격하며 지금은 약 30%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버가 플랫폼 기업의 특징인 양면시장, 즉 승객과 운전자를 동등하게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버는 승객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운전자는 언제든지 갈아 끼울 수 있는 부품 정도로만 여겼다. 그래서 승객에게 값싼 요금을 제시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팁을 받지 못하게 막았으며(미국 등에서는 팁이 일반화돼 있음) 임금 등 운전자에 대한 처우에 인색했다. 

 

이런 우버의 경영방침에 운전자들은 반발했다. 우버 운전자들 3분의 2는 6개월 내에 다른 플랫폼으로 떠났다.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세계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우버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이용객의 이탈을 초래했다. 운전자가 부족한 상황이라 차량이 제대로 배정되지 않으면서 차량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용객들의 불만은 높아졌다.

 

리프트는 우버의 이런 빈틈을 공략했다. 운전자가 팁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연료비까지 지원해 운전자의 부담을 덜었다. 차에 문제가 생기면 무료정비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사고가 나면 보험상담도 해주었다. 

 

승용차가 없는 운전자의 경우 우버는 20% 수준의 이자를 수취했으나 리프트는 저렴한 가격의 렌터카를 운영하게 해줬다. 리프트는 운전자들을 부품이 아니라 동료로 대접한 것이다.

 

플랫폼은 공급자 수요자 양측을 형성하는 이용객과 운전자 두 집단을 균형있게 관리해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해내야 한다. 

 

그렇다면 국내 택시호출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택시는 어떨까? 카카오택시는 우버처럼 승객 우대전략을 펴고 있는지, 아니면 리프트처럼 운전자 우대전략을 펴고 있는지 아리송하다.

 

양면 시장의 관점에서 보자면, 카카오택시는 승객에게도, 운전자에게도 그야말로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시장을 독과점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그동안 승객도, 운전자도 무시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카카오T는 최근 승객에게 스마트호출이라는 명목으로 최대 5000원을 거두려다 승객들의 극심한 반발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운전자에게는 월 9만9000원에 달하는 프로멤버십 요금을 징수하다가 역시 운전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3만9000원으로 인하했다.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는 매출액의 20%에 달하는 수수료를 거두고 있어 택시업계의 불만이 높다. 이 중 16.7%를 환급받아 3.3%를 납부하지만 호출 앱과 관련 없는 모든 운송수입금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해 착취의 양상마저 띠고 있다.

 

이렇게 승객도, 운전자도 생각하지 않는 플랫폼은 결과적으로 망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미 카카오의 독점적 횡포를 막기 위한 법적 규제가 추진중이다. 무엇보다 공급자와 수요자 양쪽으로부터 욕을 먹기 시작하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나오기 마련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각성과 함께 승객·택시업계와 상생을 추구하는 방향을 정립할 것을 촉구한다. 그것이 플랫폼 기업의 성공비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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