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입점업체가 매출의 평균 40%를 수수료로 낸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잇따르자, 도로공사가 직계약 시범 휴게소 8곳부터 임대료를 7~8%로 낮추겠다고 답했다.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8일 한국도로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고속도로 휴게소 수수료와 운영구조 개편을 집중 질의했다.
휴게소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중간 단계마다 붙는 임대료와 수수료가 음식값을 높인다고 지적하며, 도로공사가 공공관리회사를 세워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서 출발했다.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7월 9일 개편방안을 발표해 평균 33%, 최대 51%로 추산한 수수료율을 직계약으로 8~9%까지 낮추고 공공관리회사를 내년 초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이 제시한 수치는 이보다 높았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개 휴게소에서 파는 4000원짜리 ‘EX라면'의 운영사 수수료율이 평균 45%, 망향휴게소는 51.6%라고 밝혔다. 부가가치세와 수수료, 식자재비를 빼면 입점업체에 남는 돈은 9%인 365원이라는 설명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입점업체 수수료가 평균 40.2%라며, 이 가운데 도로공사 임대료가 13.5%, 운영사 관리비와 이익이 26.7%라고 짚었다.
이에 대한 도로공사의 답은 직계약 시범 8곳이었다.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임대료를 7~8%까지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직계약 휴게소의 건물 유지관리를 도로공사가 직접 맡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전체 215개 휴게소 가운데 올해 계약이 해지된 5곳과 신설 3곳에 먼저 새 모델을 적용하고, 성과를 평가해 확대 속도를 정하겠다는 설명이다.
기존 운영사 계약을 끝내는 5곳의 후속 문제도 거론됐다. 유상범 의원은 직원 승계와 입점 매장 명도, 운영사가 투자한 시설의 정산이 풀렸는지 물었다. 도로공사 측은 입점업체와 인수인계 대금을 협의하고 자산 감정평가 등 실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정도 쟁점이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7월 입찰 공고를 내고 12월부터 시범 운영하겠다고 한 점을 들어 일정을 지킬 수 있는지 따졌다. 유 사장은 신설 3곳은 12월을 목표로 하고, 나머지는 설 연휴 전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공관리회사에 대해서는 정부 발표와 온도차가 드러났다. 유 사장은 6월 국토부와 논의를 새로 시작하면서 구상의 규모가 달라졌고, 운영 방식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도로공사가 올해 1월 TF를 꾸리고 11~12월께 자회사 운영을 시작하는 일정을 짰지만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우선 8곳 직계약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점 자격 기준도 논란이 됐다. 허영 의원과 장경태 무소속 의원은 사전 규격에 최근 2년 연속 매출 30억 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들어가 소상공인과 청년 기업이 참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 사장은 확정된 기준이 아니라며, 소상공인 문제는 자신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허 의원이 청년 기업도 들어올 수 있는 평가 기준을 요구하자 유 사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질의는 민자 휴게소로 이어졌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종합평가 대상 193개 휴게소 가운데 하위 25위 안에 민자 휴게소 12곳이 들어 있고, 기흥휴게소가 최하위(193위)라고 밝혔다. 시흥하늘휴게소의 멸치국수는 7500원으로 EX라면(4000원대)과 차이가 크다는 점도 짚었다.
윤 의원은 최근 4년간 임대 휴게소는 평가와 계약 위반으로 26건이 해지됐지만, 평가 결과에 따라 운영기간을 줄이거나 대표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는 한 번도 쓰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 사장은 민간이 짓고 소유한 시설이라 통제가 어렵다면서도, 직계약 휴게소로 서비스가 나아지면 시장 경쟁으로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용선 의원은 수수료 구조까지 반영한 개선 방안을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 사장은 적정 가격 검토 용역을 시행 중이며, 결과를 바탕으로 수수료를 조정해 입점 매장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