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일보=대구경북 서철석 기자】 대구지역 자동차정비업체들이 현대자동차 전기차 부품 수급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배선 관련 부품은 중국에서 주문 제작되어 공급되기까지 보름에서 한 달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정비업체 입고 후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수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 GV60 전기차 모습. (사진=서철석 기자)
지난 11월 18일 대구의 한 정비업체에 입고된 현대차 GV60 전기차는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수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K씨의 차량은 배선 문제로 입고됐지만, 필요한 부품이 아직도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부품담당자의 답변은 "급하면 긴급신청을 재접수하면 독촉해보겠다"는 게 전부였다. 담당자는 "전기차 배선 등 부품은 중국에서 주문자 생산으로 납품받아야 해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납기일은 제시하지 못했다.
정비업체들은 수리 지연에 따른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자체 보유 차량을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있지만, 보험수리의 경우 실제 수리 작업일수(2~3일)만 인정돼 대차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정비업체에 전가되고 있어서다.
대구 북구의 D정비업체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배선 문제로 입고되는 차량이 5번 이상 있었는데, 매번 부품공급이 지연돼 업체와 소비자 모두 골탕을 먹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수리 지연으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보유 차량을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있다.
보험수리의 경우 실제 수리작업은 2~3일이면 끝나지만, 부품 대기 기간이 한 달 가까이 소요되는데도 손해보험사는 실제 수리일수만 인정한다. 때문에 결국 장기 입고에 따른 대차비용은 정비업체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지역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부품 지연에 대한 해결방안과 보상은 외면한 채 내 몰라라 하는 식"이라며, "소비자와 정비사업체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차량 소유자들 또한 "판매 때는 앞장서더니 AS는 뒷전"이라며 현대차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정비업체 입고 후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수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 GV60 전기차. 수리를 하기 위해 해체되어 공장 내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 (사진=서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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