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장] “카카오T 택시 차별 알고리즘 존재하지 않아”…진짜?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9-07 09:29:58

기사수정
  •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 발표에 택시기사들 “믿지 못하겠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발족한 독립기구가 카카오T 택시 배차 시스템에서 택시 영업방식과 승객 호출에 따른 차별 알고리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지만 택시기사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 온라인 기자 간담회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6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카카오T 택시 배차 알고리즘 소스 코드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배차 시스템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위해 지난 1월 발족한 기구다.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한교통학회가 추천한 교통 분야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됐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월 위원회 권고에 따라 알고리즘 핵심 원리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으며, 4월 한 달간 발생한 알고리즘 소스 코드 약 17억건을 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위원회는 택시 콜 발송 데이터를 전수 분석하고, ▲배차 로직 ▲소스 코드 ▲소스 코드와 서버 운영의 일치성 ▲배차 실적 데이터에 기반한 배차 로직 운영 현황 등 네 가지 기준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먼저 위원회는 택시 영업방식과 승객이 호출한 영업 거리 등에 대한 차별을 뒷받침하는 로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콜 카드(출발지와 목적지를 담은 택시 호출 정보)의 99%가 인공지능 시스템이 아니라, 기사의 과거 운행 행태를 반영하지 않는, 예상 도착시간(ETA) 스코어 배차이며, 영업 방식과 관계없이 충분한 콜 카드를 발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배차 전 목적지를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일반 기사와 자동배차 방식을 택한 가맹 기사 사이에 배차 수락률에 차이가 있다면서도, 이는 일반 기사의 콜 수락 행태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반 기사는 예상 운행 거리를 콜 카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은 장거리 호출의 수락률이 단거리보다 높다며, 이러한 '선택의 자유'를 차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29일 카카오모빌리티를 불시에 방문해 운영 서버를 점검한 결과, 전달받은 소스 코드에 맞게 서버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모습이다. 이미 서울시와 경기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일부 언론의 실험에 의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이 일부 확인된데다 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에 의해 발족한 기구라는 점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위원회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한교통학회가 추천한 교통 분야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됐으나 택시업계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불신하고 있다.

 

위원회 역시 이날 서울시와 경기도,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여화수 한국과학기술원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저희는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나 서울시의 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고, 어떻게 결론을 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앞으로 위원회는 수락률이 콜 카드 수신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시간대별·지역별로 분석해,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나아가 호출 서비스의 공공성 확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카카오T 택시 서비스 전반에 대한 제언을 최종 보고서에 담을 계획이다.

 

전국택시연합회 관계자는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번 위원회의 발표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AI 알고리즘 운용에 따른 오해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한 위원회의 발표도 믿지 못한다면 어쩌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 창동차량기지서 열차 구원연결 합동훈련 실시 서울교통공사는 9일 창동차량기지에서 한국철도공사와 합동으로 열차 구원연결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직통운행에 관한 협약에 따라 1·3·4호선을 공동 운행하고 있는 양 공사는 열차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구원연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구원연결은 열차에 장애가 발생해 운행하지 못하게 ...
  2. 서울·경기 개인택시 면허 발급, 연장자 우선에서 추첨으로 바뀐다 서울, 경기 등 1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할 때, 동일한 경력일 경우 연장자를 우선으로 하던 규정이 폐지되고, 앞으로는 추첨 방식으로 결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치법규 개정을 13일 발표하며, 불합리한 진입 규제를 해소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개인택시 ..
  3. "나도 모르게 사라지는 교통카드 충전금액"…'국민생각함'에서 개선방안 찾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가 교통카드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에 충전한 이용자의 선불금이 소멸하는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다.설문조사는 온라인 국민 소통창구인 「국민생각함」에서 오늘부터 21일까지 총 10일간 진행된다.전자금융거래 활성화로 '24년 상반기 기준 선불전자지급수단(페이, ...
  4. TS "자동차 긴급제동장치 맹신 위험…운전자 전방주시 필수" 한국교통안전공단(TS, 이사장 정용식)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며, 운전자들에게 ADAS 이용 시에도 전방주시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14일 강조했다. TS는 자동차 전문 채널 오토뷰와 공동으로 진행한 긴급자동제동장치(AEBS) 작동 시험 결과를 이날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AEBS는 차량 주행 중 전방 충돌 위험..
  5. 서울 버스노조 "통상임금 침해 말라"…26일 파업 출정식 예고 서울 시내버스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버스노조가 서울시와 사측의 통상임금 문제 제기를 교섭 파행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오는 26일 파업 출정식을 예고했다.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14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 인도에서 '단체교섭 승리!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시와 사용자 측...
  6. 부산 구·군 화물운수종사자 유류구매카드 발급 엄격해진다 화물자동차 유가보조금 관리 규정에 따른 유류구매카드 발급 승인 시 화물 단체가 발급하는 화물운송 종사자격증명을 확인한 후 발급하는 등 부산 구·군의 화물운수종사자 유류구매카드 발급이 엄격해진다.유류구매카드 발급 승인 시 화물운송 종사자격증명을 확인한 후 발급하게 되면 그동안 관련법상 의무화된 화물운전자 취업 관...
  7. “서부산권 산업단지에 중고차 대단지 조성을 위한 적정 규모 부지 제공 해야” 부산지역 자동차매매업계가 △대단위 중고차 매매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 제공 △부산신항 배후 지역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 △온라인 경매사이트 플랫폼 개발·운영 홍보 등 중고차 산업 육성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부산시자동차매매조합은 19일 부산시청 7층 의전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면담하고 이 같은 ‘정책 사업&rsqu...
  8. 서울시, 상암동 일대 '서울형 3D 자율주행 정밀도로지도' 시범 구축 서울시가 7월 말까지 마포구 상암동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20km 구간에 대해 3차원 디지털 기반의 '서울형 자율주행 정밀도로지도'를 시범 구축하고 민간에 개방한다.서울형 정밀도로지도는 서울시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S-map'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S-map은 서울 전역을 3D 지도화한 스마트 도시 플랫폼으로, 도시행정...
  9. 대구 자동차정비업체 '경영난 위기'..."손해보면서 정비해야 하는 현실" [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대구지역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잇따른 경영난으로 붕괴 직전에 놓였다. 교통사고 감소로 인한 수리 물량 감소와 부품 및 재료비 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 손해보험사들의 일방적인 보험 정비 수가 삭감이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업계는 지속적으로 정비 요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
  10. 어린이 교통사고, 5~6월 집중 발생… 오후 하원 시간대 ‘사고 최다’ 어린이 교통사고가 봄철인 5~6월과 하원·놀이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7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12일,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현대해상 자동차보험에 접수된 보행자·자전거·개인형이동장치(PM) 대상 교통사고 약 17만 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분석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