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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등장 후 택시 서비스 좋아졌나?
  • 이명철 기자
  • 등록 2021-07-19 16: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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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굴 위해 택시앱은 울리나…여전히 서비스 품질 논란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카카오택시가 등장한 후 택시 이용 패턴이 ‘길거리 택시 잡기’→‘호출앱’으로 빠르게 달라졌다. 하지만 택시 호출앱 이용으로 택시 본연의 서비스가 좋아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택시승객들은 “택시 호출앱 이용이 높아졌다고 해서, 택시 서비스가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호출앱 이용에 대해서도 “택시를 부르면 꼭 서 있는 곳의 반대편 위치로 온다” “지도상으로는 2분 거리에 있다고 표시한 택시가 1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는 등 불만을 얘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카카오T 배차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높다. 카카오T 앱이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를 두고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택시를 배차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를 받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를 향한 불만도 거세다. 승객 중에는 일반호출로는 좀처럼 택시가 잡히지 않아서 ‘울며 겨자 먹기’로 최대 3000원까지 요금을 더 내는 카카오T 블루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승객 A씨는 “급한 상황이라 일단 웃돈을 주고 탔지만 정말 카카오T 광고 문구처럼 근처에 블루 택시만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며 “배차를 쥐고 있다가 수수료를 내니까 그때 연결해준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막상 T블루 택시를 호출해도 가맹택시 수가 일반택시보다 적은 탓에 탑승까지 10분 이상 기다린 이들도 많다. 이들은 “뭣 때문에 웃돈을 냈는지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택시 호출앱을 사용하는 기사들은 어떨까?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발표한 ‘택시 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시 호출앱을 사용하는 기사들의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9점에 불과했다. 기사들의 택시앱 만족도가 ‘보통(3점)’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개인택시기사 B씨는 “카카오가 처음 택시 앱을 출시했을 때부터 사용했지만 아직도 문제점이 많다”며 “승객의 위치정보가 부정확하고, 경로 안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아예 카카오T 앱의 작동을 끄고 운행하는 기사들이 있을 정도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계약을 맺지 않은 일반 기사들은 택시 수요가 몰려있는 도심보다 외곽 지역의 콜을 주로 받는다. 종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택시 운행 모습이다.

 

택시 호출앱에 대한 기사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승객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택시 서비스의 주체는 호출이 아닌, 택시기사이기 때문이다. 과속난폭운전, 불친절 등 기본적 서비스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카카오모빌리티로 대표되는 국내 택시 호출앱 시장이 승객과 택시기사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카카오택시의 독점 구도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800만명에 이르는 앱 가입자 수와 23만명에 달하는 택시기사를 통해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했다. 

 

독점은 품질을 떨어뜨린다. 서비스 산업은 경쟁을 통해 발전하는 만큼 카카오택시의 강력한 라이벌이 필요하지만, 국내 택시앱 시장에선 다른 플랫폼 업체들이 카카오와 경쟁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생’을 내세우며 다른 스타트업을 종속시키고 있다. 

 

자본이나 규모 면에서 카카오택시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온 우티(UT:‘우버’와 ‘티맵’ 합작회사)가 택시 호출앱의 품질 개선을 촉발하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으나 시장의 반응은 아직 실망스럽다.

 

국내 택시 시장은 호출 앱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질적 성장으로 향하는 기로에 서 있다. 하지만 현재처럼 카카오택시의 독점체제 아래 앞으로 긍정적인 경쟁을 통해 국내 택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카카오택시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더불어, 카카오에 도전하는 각 플랫폼 업체들의 새로운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택시 서비스를 혁신하겠다며 플랫폼 운송사업을 도입한 정부의 역할도 중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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