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택시(카카오모빌리티 캡처)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이 무료 사용하는 카카오T 일반택시를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았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일반택시를 대상으로 월 9만9000원을 받는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프로 멤버십은 실시간 수요지도, 지도뷰 콜카드, 단골 손님 관리 등 기사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부가 옵션 상품이다. 택시기사가 선호하는 지역을 설정하면 해당 목적지의 호출 목록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주변의 실시간 콜 수요 지도로 수요가 많은 곳을 빨리 파악할 수 있으며, 단골로 등록한 이용자가 근처에서 택시를 부르면 우선 배차 혜택도 제공한다.
멤버십은 월 9만9000원으로, 6월까진 할인금액인 5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선착순 2만명에 한해 첫 가입 한 달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는 승객의 목적지와 관계없이 자동(강제) 배차돼 힘들어 하는 택시기사들도 있었으나 프로 멤버십을 이용하면 자유롭게 택시를 운행하되 원하는 호출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아도 카카오T는 기존과 같이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멤버십에 가입하면 ‘우선 배차권’을 부여하는 셈이라 카카오가 독점적 지배시장 지위를 이용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우버코리아, VCNC(타다) 등 다른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카카오가 아닌 다른 가맹택시 사업자들이 자사의 가맹 호출과 더불어 카카오T의 일반택시호출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카카오에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업무제휴를 제안해 택시업계 반발이 확대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타 가맹택시는 카카오T 일반호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택시업계는 무료 일반택시 호출을 내세워 국내 택시호출 시장의 80%를 장악한 카카오가 일방적으로 유료화를 시도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카카오 택시 호출 거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전국택시연합회·전국개인택시연합회·전국택시노조연맹·전국민주택시노조 등 4개 택시 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는 독점적 지배시장 지위를 악용한 택시 시장 교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명철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