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단독] 화물 앱 ‘전성시대’...‘운임덤핑’은 여전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12-18 12:21:47

기사수정
  • 화물차주들, ‘똥 단가’ 규제 등 대책 마련 목소리 높아

최근 한 화물 앱의 오더 잔량. 미배차가 3000건이 넘는다. 덤핑운임으로 화물차주들이 외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이병문 기자)

화물 운송 애플리케이션(앱)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지만 운임덤핑은 여전하다. 화물차주들은 “화물 앱 업체들이 책임감을 갖고 운임덤핑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화물운송업계에 따르면 현재 화물 앱은 수십 개가 난무하고 있으며, 화물 앱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선두권 앱을 제외하곤 새로운 앱이 등장했다가 흐지부지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화물 앱을 이용할 경우 운송용 화물요금 조회가 가능하고 직접 주문을 접수할 수 있다. 도착시간 및 거리 알림, 기사위치 확인, 주문내역 조회 서비스 등도 제공돼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화물 앱은 화물차주에게는 필수가 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화물차주의 60% 이상, 영업용 화물차 41만 대 중 25만 대 이상이 화물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화물 앱을 이용하는 화물차주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최근 1, 2년 사이에 출시된 새로운 화물 앱만 20여 개가 넘는다. 차주용·화주용을 구분하거나 화물업 관련 정보와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화물 앱까지 합치면 50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화물 앱 시장은 소수의 몇 군데가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화물업 종사자라면 익히 알 만한 ‘전국24시화물’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원콜, 오콜, 인성 등 3~4개 업체가 그 뒤를 쫓고 있다. 대부분의 화물차주는 ‘전국24시화물’과 자신의 톤급·운행구역에 맞춰 다른 화물 앱 1~2개를 더 이용한다.

 

소수의 화물 앱에 이용자가 몰리는 원인은 단연 ‘일감’이 많기 때문이다. 일감이 많다 보니 새로운 화주나 차주도 이곳을 찾게 돼 신규 화물 앱이 주목받기 힘들고, 기존의 소수 화물 앱이 독식하는 ‘부익부’(富益富)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일감이 몰리는 소수의 화물 앱에선 좋은 일감을 가져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심지어 원하는 오더를 남들보다 빨리 잡기 위해 일명 ‘지지기’를 사용하는 화물차주도 있다. 지지기는 반복 수행 프로그래밍 방식의 매크로와 대상 프로그램에 침투하는 방식인 해킹의 결합 형태인 일종의 기생 프로그램이다.

 

화물차주들 사이에선 지지기 사용에 대한 반감이 높다. 지지기를 사용하려면 다른 화물차주들의 눈치를 봐야 하며, 설치 및 사용료 등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럼에도 좋은 일감을 빨리 잡기 위해 암암리에 지지기를 사용하는 화물차주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화물 앱 업체들은 지지기가 시장을 교란한다고 보고 이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자동배차시스템을 도입했다. 화물차주들은 지지기에 대한 반감도 높지만 자동배차에 대한 반감도 강하다. 자동배차가 정착될수록 운임 단가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화물운송시장에는 보통 주선사나 운송사가 있다. 이들이 영업을 하고 화물차주와 나눠 갖는 구조다. 화물운송 비용이 20만원이라면 이중 차주가 가져가는 액수는 절반이 약간 넘고 나머지는 주선사 등이 챙긴다.

 

화물차주들은 “화물운송 비용이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이다. 일정한 기준도 없고 들쑥날쑥한데다 주선사와 운송사 마음대로 운송비가 책정된다”며 “주선사 주도의 운임 구조로 화물차주들이 불이익을 보고 있는데 화물 앱 시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대부분 화물차주들은 운임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똥 단가’는 외면하고 있다. 일감이 없음에도 불구, 화물 앱에 미배차 건수가 상당한 이유도 미배차 건수 대개가 똥 단가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 화물 앱을 보면 미배차 건수가 통상 3000건을 넘고 있다. 터무니없는 운임이 많기 때문에 화물차주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똥 단가가 올려짐으로써 운송 단가가 더욱 하락추세를 띠게 된다고 화물차주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일부 화물차주들은 ‘똥 단가’를 제시하는 곳을 화물 앱 운영팀에 신고하기도 하지만 별다른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한 화물차주는 “화물 앱이 화물운송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앱 업체들도 시장 질서확립 등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나친 덤핑운임을 규제하고 적정한 기본요금 책정 및 운임구조 배분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AG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 창동차량기지서 열차 구원연결 합동훈련 실시 서울교통공사는 9일 창동차량기지에서 한국철도공사와 합동으로 열차 구원연결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직통운행에 관한 협약에 따라 1·3·4호선을 공동 운행하고 있는 양 공사는 열차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구원연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구원연결은 열차에 장애가 발생해 운행하지 못하게 ...
  2. 서울·경기 개인택시 면허 발급, 연장자 우선에서 추첨으로 바뀐다 서울, 경기 등 1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할 때, 동일한 경력일 경우 연장자를 우선으로 하던 규정이 폐지되고, 앞으로는 추첨 방식으로 결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치법규 개정을 13일 발표하며, 불합리한 진입 규제를 해소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개인택시 ..
  3. "나도 모르게 사라지는 교통카드 충전금액"…'국민생각함'에서 개선방안 찾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가 교통카드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에 충전한 이용자의 선불금이 소멸하는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다.설문조사는 온라인 국민 소통창구인 「국민생각함」에서 오늘부터 21일까지 총 10일간 진행된다.전자금융거래 활성화로 '24년 상반기 기준 선불전자지급수단(페이, ...
  4. TS "자동차 긴급제동장치 맹신 위험…운전자 전방주시 필수" 한국교통안전공단(TS, 이사장 정용식)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며, 운전자들에게 ADAS 이용 시에도 전방주시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14일 강조했다. TS는 자동차 전문 채널 오토뷰와 공동으로 진행한 긴급자동제동장치(AEBS) 작동 시험 결과를 이날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AEBS는 차량 주행 중 전방 충돌 위험..
  5. 서울 버스노조 "통상임금 침해 말라"…26일 파업 출정식 예고 서울 시내버스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버스노조가 서울시와 사측의 통상임금 문제 제기를 교섭 파행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오는 26일 파업 출정식을 예고했다.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14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 인도에서 '단체교섭 승리!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시와 사용자 측...
  6. 부산 구·군 화물운수종사자 유류구매카드 발급 엄격해진다 화물자동차 유가보조금 관리 규정에 따른 유류구매카드 발급 승인 시 화물 단체가 발급하는 화물운송 종사자격증명을 확인한 후 발급하는 등 부산 구·군의 화물운수종사자 유류구매카드 발급이 엄격해진다.유류구매카드 발급 승인 시 화물운송 종사자격증명을 확인한 후 발급하게 되면 그동안 관련법상 의무화된 화물운전자 취업 관...
  7. “서부산권 산업단지에 중고차 대단지 조성을 위한 적정 규모 부지 제공 해야” 부산지역 자동차매매업계가 △대단위 중고차 매매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 제공 △부산신항 배후 지역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 △온라인 경매사이트 플랫폼 개발·운영 홍보 등 중고차 산업 육성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부산시자동차매매조합은 19일 부산시청 7층 의전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면담하고 이 같은 ‘정책 사업&rsqu...
  8. 서울시, 상암동 일대 '서울형 3D 자율주행 정밀도로지도' 시범 구축 서울시가 7월 말까지 마포구 상암동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20km 구간에 대해 3차원 디지털 기반의 '서울형 자율주행 정밀도로지도'를 시범 구축하고 민간에 개방한다.서울형 정밀도로지도는 서울시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S-map'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S-map은 서울 전역을 3D 지도화한 스마트 도시 플랫폼으로, 도시행정...
  9. 대구 자동차정비업체 '경영난 위기'..."손해보면서 정비해야 하는 현실" [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대구지역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잇따른 경영난으로 붕괴 직전에 놓였다. 교통사고 감소로 인한 수리 물량 감소와 부품 및 재료비 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 손해보험사들의 일방적인 보험 정비 수가 삭감이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업계는 지속적으로 정비 요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
  10. 어린이 교통사고, 5~6월 집중 발생… 오후 하원 시간대 ‘사고 최다’ 어린이 교통사고가 봄철인 5~6월과 하원·놀이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7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12일,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현대해상 자동차보험에 접수된 보행자·자전거·개인형이동장치(PM) 대상 교통사고 약 17만 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분석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