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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병원까지 태워줬어도···법원 ‘뺑소니’ 판결
  • 박래호 기자
  • 등록 2020-12-03 15: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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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병원 데려다준 후 지인 만나 음주···“치료보다 식사 약속이 중요한가”

교통사고 피해자를 병원 근처까지 태워준 운전자가 '뺑소니'로 처벌받게 됐다. (교통일보 자료사진)

교통사고 후 피해자를 병원 근처까지 태워주고, 연락처를 알려준 것만으로는 구호 조치가 부족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일 대전 법조계에 따르면 A씨(51)씨는 지난해 대전 유성구의 한 도로에서 신호위반 운전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교생을 치었다. 피해자는 몇 m를 날아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피해자를 자신의 차에 태워 병원 근처까지 데려다준 후 떠났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은 메모장을 줬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가해자로서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같은 이유로 기소했다.

 

이에 A씨는 재판에서 “치료받고 연락하라고 피해자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차량 번호판을 촬영하도록 하기도 했다”면서 “도주했다고 볼 수 없고 도주의 고의조차 없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병원 안이 아닌 인근까지만 데려다 준 것은 구호조치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미성년자인 피해자의 진료 접수를 돕지 않은 점, 차량에 가입된 보험사에 접수도 하지 않은 점, 그대로 지인을 만나 술을 마신 점 등이 문제가 됐다.

 

대전지법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피해자 치료보다 식사 약속이 더 급한 용무였던 것이냐”며 “당시 피고인에게 술냄새가 났다는 정황도 있는데 피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은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기ᄁᆞ지 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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