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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자동차 산업 엇갈린 분석
  • 신제현 기자
  • 등록 2007-04-05 21: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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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은 날개를 달았다.’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지난 2일 타결된 한미 FTA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을 놓고 국내외 분석기관 및 전문가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는 섬유와 함께 한미 FTA의 최대 수혜 업종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합의된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국내 자동차 업계에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 측 관세가 사라지고 특별소비세 축소 등 세제 혜택으로 일본차를 비롯해 수입차 업계의 파상공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한국 자동차 산업 날개 달 것”= 스위스 국제은행인 UBS는 한국 자동차 업종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관세 인하는 한국 자동차 업종에 수혜를 안겨줄 것”이라며 한미 FTA 타결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UBS는 “현대차의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은 24만대로 글로벌 판매 물량의 9%에 달했다”며 “즉시 폐지되는 2.5%의 관세 수준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미국 내 소매판매 증가 효과는 0.8%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미국 내 생산공장이 없는 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출하량의 22%가 대미 수출 물량이었던 만큼 현대차보다 더 큰 수혜가 예상된다”며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을 예상했다.

JP모건도 ‘단기적’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이번 FTA 타결이 한국 자동차 업종에 미칠 영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자동차산업 팀장은 “3000㏄ 미만 승용차 관세 철폐 첫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FTA 체결 전보다 6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도 “환율 하락 등 가격 경쟁력 저하로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발목 잡힐 수도”= 하지만 일부에서는“한미 FTA 타결 이후 국내 자동차산업에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산 일본차의 국내 시장 잠식 가능성”이라며 도요타의 캠리를 예로 들었다. 관세 철폐로 미국산 일본차의 상대 가격이 8%포인트 정도 저렴해지면, 캠리가 미국 판매가로 국내에 반입될 경우 옵션 조정을 거쳐 2천570만원 정도에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 이는 쏘나타 2.4ℓ 값의 1.02배 수준으로 FTA 이전 1.10배보다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미국차 가격 경쟁력이 최대 15%까지 싸질 수 있다”며 미국산 일본차의 유입 등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특소세도 국산 대형차와 수입차 모두 혜택을 보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의 가격 인하 효과가 크다”며 “내수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국내 완성차 업계가 경쟁력 향상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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