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2차 사고 때 순찰차 출동에 15분이 걸리고 낙하물 사고는 원인 차량을 약 95%나 찾지 못한다는 질타가 국정감사에서 이어졌다.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8일 한국도로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2차 사고와 터널·요금소 사고, 낙하물 대응을 집중 점검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고속도로 2차 사고가 339건 발생했고 치사율이 일반 사고의 5배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 자료를 분석한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기간 2차 사고로 161명이 숨졌고, 사망자의 약 39%가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나왔다.
쟁점은 출동 시간이었다. 2차 사고는 사고·고장 후 평균 6분 안에 일어나는데 도로공사 순찰차는 평균 15분, 사람이 숨진 2차 사고 현장 140곳의 견인차는 평균 17분이 걸렸다.
순찰차 출동 시간은 2021년 10분 30초에서 43% 늘었다. 같은 기간 사고 감지 시간은 47.2% 줄었다. 김 의원은 골든타임을 정하고 심야와 다발 구간에 순찰 인력과 견인차를 앞당겨 배치해 출동 시간을 핵심 안전 성과지표로 관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정훈 사장은 현재 기술로 가장 빠르게 사고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순찰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요구에 100% 공감하며 출동 시간을 핵심 지표로 삼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장 인력의 위험도 거론됐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안전순찰원의 이동·대피 요청을 운전자가 거부한 사례가 최근 5년간 1000건이 넘는데도 순찰원에게는 현장 통제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순찰원 사고도 16건 발생했다고 했다. 복기왕 의원은 2차 사고로 순찰원 1명이 숨지고 11명이 크게 다쳤다며, 공사 작업 차량 265대에는 충격흡수장치가 있지만 순찰차에는 없다고 짚었다.
유 사장은 순찰차 구조상 충격흡수장치를 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고 현장에서 순찰차를 보호하는 차량을 함께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복 의원은 출동 거점을 늘리면 출동 시간도 줄일 수 있다며 정원이 차지 않은 순찰 인력 대책을 요구했다.
터널에서는 사망자가 늘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2021~2025년 고속도로 터널에서 사고 554건으로 48명이 숨졌고, 올해는 7월까지 13명이 숨져 지난해 같은 기간(4명)의 3배를 넘는다고 밝혔다. 공사와 경찰청의 합동 점검에서는 졸음운전 등 방심과 터널 진입 때 시인성 저하, 늦은 대응이 원인으로 꼽혔다. 올해 사망사고 13건 가운데 11건은 정체·서행 중 후미 추돌이었다.
정 의원은 밝은 곳에서 터널로 들어설 때 순간적으로 앞이 검게 보이는 현상을 줄이는 스팟 조명이 전국에 4곳뿐이라며 확대를 요구했다. 5년간 터널 사고 1위인 문경2터널에는 예방시설 2종이 약 10년 전 설치돼 있다고도 했다. 유 사장은 조명을 밝히고 사소한 사고도 곧바로 감지하는 24시간 검지장치를 터널 안에 늘리고 있으며, 오래된 시설은 최신 시설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요금소에서는 속도가 문제로 거론됐다.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실과 도로공사가 처음으로 실시한 실증조사에서 제한속도 30㎞인 나들목의 비첨두 시간대 평균 통과 속도가 일반 차로 61.5㎞, 다차로 69㎞, 본선형 106.5㎞로 나왔다고 밝혔다. 요금소에서는 최근 5년간 사고가 243건 났지만 요금소 차로를 막는 세부 기준은 없다고 짚었다.
안 의원은 6월 29일 구리남양주 요금소에서 5톤 화물차가 하이패스 차로 입구 시설물을 들이받고 전도돼 60대 운전자가 숨진 사고가 포트홀과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틀 전 포트홀이 발견됐지만 약 10m만 테이프로 표시하고 주말 동안 콘과 드럼통으로 차로를 막았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포트홀 즉시 복구 원칙과 차단 매뉴얼 개정을 요구했고, 2027년으로 미뤄진 충격흡수시설 예산을 당장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유 사장에게는 후속 조치를 의원실에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낙하물은 원인 차량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5년 낙하물 사고가 약 240건, 사망 5명이었는데 원인 차량이 확인된 것은 13건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3건과 올해 8월까지 18건 등 최근 51건에서는 한 대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도로공사 스스로 적재물 고정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분석하고도 최근 5년간 경찰청과 국토교통부에 법령 개정을 공식 건의한 적이 없다는 점도 짚었다.
강 의원은 톨게이트 AI 정보와 고속도로 CCTV의 차량 이동 경로를 연계해 사고 때 원인 차량을 역추적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유 사장은 영업소 진입 때 차량을 촬영하는 방식 등으로 시스템을 준비 중이며 최신 기술을 도입해 조금이라도 더 찾아내겠다고 답했다. 법령 개정 건의는 즉각 실행하겠다고도 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