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선 트램이 개통 1년을 앞두고도 국가 차원의 통일된 법·제도 없이 사업을 진행해 혼선을 빚고 있다.
마천역 위례트램 공사 현장. ⓒ교통일보위례선은 마천·복정·남위례를 잇는 5.4km 구간(정거장 12개, 차량기지 1개)으로, 전용선과 일반 도로 혼용 형태로 운행된다. 총사업비는 3,030억 원이며 LH가 75%, SH가 25%를 부담한다. 2021년 12월 착공 이후 현재 공정률은 약 88%다.
2025년 8월부터 11월까지 충북 오송시험선에서 5,000km 예비주행을 거친 뒤, 같은 해 1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본선 종합시험운행을 시행해 2026년 8월 개통을 목표로 한다.
쟁점은 법 적용 체계다. 국가 차원의 ‘트램 전용법’은 없다. 트램은 철도차량이지만 도로 위를 달린다. 이 법 부재는 위례선 절차 곳곳에서 혼선을 낳았다.
위례선은 도로교통법 제16조에 따른 안전시설·전용공간 협의를 서울경찰청과 진행했으나, 2024년 11월 교차로 교통안전심의에서 경찰청이 “철도시설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어서 심의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하며 절차가 중단됐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노면전차 운행공간은 도로·철도 중복결정 가능”이라고 회신했고, 법제처도 도로교통법과 철도안전법 해석을 근거로 교통안전시설 설치가 가능하다고 유권해석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도시철도에 도로교통법을 형식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트램 전용법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경찰청과 국토부·법제처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고, 그 결과 교통안전심의 부결과 가결 문제로 이어졌다. 결국 교차로 구간은 경찰 심의를, 비교차로 구간은 국토부 절차를 밟는 이원화 구조로 진행됐다.
교차로 구간의 서울경찰청 교통안전심의는 지난 2025년 6월 가결돼 절차상 큰 고비는 넘었지만, 우선신호 적용 여부 등 신호운영 기준에선 서울시와 경찰청의 이견이 남아 있다. 운영기준이 확정되지 않으면 운전자격, 사고책임, 보험 등 핵심 사안의 적용 기준이 뒤섞여 혼선이 불가피하다.
도로 기준을 적용하면 철도 안전보고 의무와 충돌하고, 철도 기준만 따르면 자동차 보험·과실 비율 산정이 모호해진다. 경미한 접촉사고라도 보고 의무와 운행중지 요건이 달라 분쟁 소지가 크다. 위례트램은 이미 예비 시범운행을 시작했지만, 개통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관련 법안과 제도는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
전국 확산 속도는 빠르다. 대전은 2호선 트램을 2028년 개통 목표로 추진 중이고, 울산은 무가선 수소트램 사업을 입찰 절차로 진행하고 있다. 동탄은 사업계획 재검토에 들어갔고, 청주는 사전타당성 검토 단계에 있다.
위례선의 관할 분리 모델이 선례가 되면 노선마다 다른 해석이 반복될 수 있다. 표준이 없으면 초기 설계·인허가부터 운영·재정 책임까지 불확실성이 누적된다.
유럽 주요 도시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트램을 도입하며 독립 법체계를 마련했다. 프랑스는 ‘교통법전’에 트램 전용 규정을 두어 도로·철도 충돌을 방지했고, 일본 역시 노면전차를 도로교통법과 철도사업법에 명확히 규정해 사고 책임과 보험 기준을 정리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법적 지위가 불명확해 위례선 같은 첫 사례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1968년 운행이 중단된 이후 약 58년 만에 부활하는 트램이 법적·제도적 표준 없이 개통한다면, 상징성은 혼선과 논란 속에 퇴색될 수 있다. 개통이 눈앞인 지금, 도로와 철도 경계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트램 전용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이를 미루면 위례선뿐 아니라 전국 트램 사업이 동일한 혼란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윤영희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은 “위례트램 교차로 심의가 최근 2년간 여러 차례 부결되며 사업 일정에 큰 타격이 있었다”며, “기관 간 법제도 해석 충돌이 반복된다면 트램 도입이 오히려 시민 불편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전국 트램 도입의 분기점에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관련 법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