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택시 면허 유지에 필요한 최소 차량 기준과 차고지 요건이 완화되면서 인력 이탈과 가동률 저하로 경영 부담을 겪어온 업계의 제도 환경이 바뀌게 됐다.
서울 도심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토교통부는 7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지역별 법인택시 면허 기준대수와 차고지 면적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법인택시회사가 유지해야 하는 최소 차량 수는 서울·부산에서 기존 50대에서 30대로 낮아진다. 광역시와 일반시는 30대에서 20대로, 군 지역은 10대에서 5대로 각각 조정된다.
차고지 요건도 함께 바뀐다. 현재는 시·도지사가 차고지 최저 면적 기준을 최대 40%까지 감경할 수 있지만, 개정안은 그 범위를 최대 50%까지 확대한다. 차량 보유 규모와 실제 운영 여건 사이의 괴리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법인택시 업계의 가동 여건 악화가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운수종사자 이탈과 신규 유입 저조가 겹치며 가동률이 떨어졌고, 기준대수를 맞추기 위해 실제로 운행하지 못하는 차량을 형식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예컨대 40대 수준으로만 운영 가능한 회사가 면허 유지를 위해 50대 기준을 채우려고 10대를 추가로 들여와야 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차고지 역시 실제 수요 대비 과도하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수치로도 변화는 확인된다. 지난 10년간 법인택시 기사 수는 감소세를 이어왔다. 2015년 말 11만5,639명에서 2024년 말 7만2,009명으로 4만3,630명이 줄어 감소율은 37.7%에 이른다.
면허대수 역시 2014년 말 8만9,933대에서 2024년 말 8만2,517대로 7,416대 줄었고, 면허대수 대비 실제 등록대수 비율을 뜻하는 등록률은 93.2%에서 78.1%로 15.1%포인트 하락했다. 택시회사 수도 같은 기간 1,698개사에서 1,636개사로 62곳이 줄었다.
현장의 체감도는 더 크다. 업계에서는 보유 차량의 절반도 굴리지 못하는 회사가 적지 않고, 군 단위 지역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법인택시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보유 택시의 절반도 굴리지 못하는 회사가 많으며 군 단위 지역은 운전기사가 없어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이 업계의 운영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기준대수를 온전히 운행할 여력이 없는 법인택시 회사가 대부분이고, 차고지 역시 실제 수요에 비해 과도하게 요구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업계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6월 16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뒤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기준대수와 차고지 요건이 동시에 완화되면서, 법인택시 사업자들의 유지 비용 부담과 형식적 차량 보유 문제는 일정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