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장]인천2호선 고양연장 예타, 법까지 바꿨지만…담당 공무원 "결과 장담 못 한다"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8-27 15:10:01

기사수정
  • 수도권 기준으론 BC 구조적 달성 불가…올 1월 지침 개정으로 돌파구
  • 1차 점검회의 후 KDI 자료 제출까지 18개월 소요…연말 결과 발표 예정
  • 5호선은 골드라인 혼잡이 분위기 바꿨다…인천2호선엔 그에 준하는 카드 없어

"매일 아침 저는 세 번째 버스를 기다립니다. 앞선 두 대는 이미 탈 수가 없어요."


고양시 교통정책과 철도계획팀 관계자가 26일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인천2호선 고양연장 예타 통과 촉구 시민 간담회에서 사업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교통일보)고양시 중산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26일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시민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중산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까지는 걸어서 30분이 넘는다. 출퇴근은 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주민이 인천지하철 2호선 고양연장선을 기다리는 이유다.


인천2호선 고양연장선은 인천 검단구 독정역에서 김포 걸포북변, 고양 킨텍스와 중산지구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9.63㎞의 광역철도 사업이다.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이후 현재 KDI(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는 2조 830억 원이다. 


이날 간담회는 경기도 열린민원실이 주최하고 경기도·고양시·김포시 철도 담당 실무진과 경기도의원, 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KDI는 예타 진행 중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 사업이 예타 통과에 난항을 겪어온 핵심 이유는 구조적이다. 경량전철 특성상 수요는 적은데 전 구간 지하화로 공사비는 높아, 수도권 기준 경제성(B/C) 분석에서 기준치(1.0 이상)를 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일산에 30년 이상 거주한 한 주민은 "인천·김포·고양·파주 500만을 잇는 유일한 광역철도망"이라며 "국민의 10%에 가까운 사람들을 연결하는 단 하나의 교통망인데, 2조 예산조차 배분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약속은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고양시에 40년 이상 거주한 또 다른 주민은 "제일 안 발전한 게 교통"이라고 잘라 말했다. "선거 때마다 이거 하겠다, 저거 하겠다고 한다. 열심히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잘해야 한다."


중산마을에 20년 이상 거주한 한 주민은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서명운동도 했고, 현수막도 붙였고, 국회의원 면담도 했다. 그런데 맨날 잘 되고 있다는 말뿐이었다." 그는 봉일천에서 중산까지 퇴근 시간에 30분이 걸린다고 했다. 인근에서 대규모 택지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지금, 입주가 완료되면 도로 혼잡은 더 심해진다.


송재봉 수도권서북부미래연대 대표가 시민 간담회에서 경기도·고양시·김포시 철도 담당 실무진을 향해 질의하고 있다. (교통일보)돌파구는 올 1월 열렸다. 기획재정부가 예타 운용지침을 개정하면서 고양시처럼 접경지역이면서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지역의 철도사업을 '비수도권 유형'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수도권 유형으로 분류되면 경제성 분석 비중이 기존 60~70%에서 30~45%로 낮아지고, 지역균형발전 분석이 30~40% 비중으로 새로 반영된다. 이 사업이 처음으로 예타 통과 가능성을 갖게 된 시점이다.


비슷한 경로를 밟은 선례가 있다.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선은 올해 3월 B/C가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상태에서도 종합평가(AHP) 0.5를 넘겨 예타를 통과했다. 비수도권 유형 기준 적용과 김포 골드라인의 최고 혼잡률 200% 초과가 정책성 평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


담회에서 김포시 철도사업팀 관계자는 "5호선은 골드라인이라는 임팩트가 있었다. 평가위원들 사이에서 이거 안 해주면 큰일 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했다.


인천2호선 고양연장선에는 그에 준하는 가시적 카드가 아직 없다. 지자체들은 사업비 감소와 수요 증대 두 방향으로 KDI에 경제성 향상 방안을 제출한 상태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도·고양시·김포시·인천시 4개 기관은 월 1회 정기 공조 회의를 열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내용 역시 비공개다.


경기도 철도정책과 관계자가 26일 시민 간담회에서 인천2호선 고양연장 예타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교통일보)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언은 공무원들에게서 나왔다. 고양시 철도계획팀 관계자는 "저희는 지금 수험생입니다"라고 했다. 경기도 도시철도팀 관계자도 이 표현에 동의하며 말을 이었다. "BC를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KDI가 결정한다."


KDI는 올해 안에 예타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경기도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점검회의(2025년 1월) 이후 자료 제출과 재분석이 반복되며 18개월이 소요됐다는 것이 KDI가 이날 간담회에 서면으로 전달한 지연 사유다.


탈락하면 어떻게 되냐는 주민 질문에 김운남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시 제11선거구)은 "예타가 통과가 안 되면 또다시 10년이 늦어진다"고 했다. "빨리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통과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간담회가 끝난 뒤 수도권서북부미래연대 소속 주민 20여 명은 일산서구청에서 킨텍스역까지 가두행진에 나섰다. 예타 통과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약 2㎞를 걸었다.


간담회장을 나서던 한 주민이 말했다. "선거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얘기예요. 이번엔 진짜 됐으면 좋겠어요. 공무원분들과 정치인분들이 힘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무원들은 여전히 시험 준비 중이다. 결과는 연말에 나온다.


수도권서북부미래연대 소속 주민 20여 명이 시민 간담회가 끝난 뒤 일산서구청에서 킨텍스역까지 가두행진에 나서고 있다. 참가자들은 '서북부 500만을 잇는 인천2호선 김포~고양 연장 예타 통과 촉구'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약 2㎞를 걸었다. (교통일보)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1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부산 향하던 화물열차 탈선…경전선 13시간 만에 복구 경전선 화물열차 1량이 궤도를 이탈하면서 열차 20대가 한때 운행을 멈췄다가,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에 복구가 완료됐다.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 31분경 경전선 낙동강역~한림정역 구간(하선 방향)에서 화물열차 맨 뒷 차량이 분리·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열차는 이날 오후 2시 24분 오봉역을 출발해 부...
  2. 부산시의회, 동서고가로 협약 동의…사상~해운대 고속도로 탄력 부산의 서쪽과 동쪽을 잇는 제2대심도인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그간 사업 추진의 현안 과제로 꼽혀온 동서고가로 처리방안 관련 협약안이 부산시의회의 동의를 받으면서 고속도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부산시는 지난 11일 시의회에서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동서고가로 처리방안 관련...
  3. [속보]서울 시내버스 노사 2차 조정 결렬…16일 첫차부터 총파업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16일 새벽 멈춘다. 노사가 8시간 넘게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5일 오후 2시부터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오후 10시께 조정이 최종 결렬됐다.노조는 16일 오전 4시 총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이 시작되..
  4. "연봉 8500만 원" vs 실제 원천징수 5554만 원…버스 기사 임금 논쟁 실체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을 앞두고 버스 기사 연봉을 둘러싼 숫자 공방이 뜨겁다. 사측이 "최고 8500만 원"을 내세우는 반면, 노조는 실제 원천징수영수증을 공개하며 정면 반박했다.15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웠다. 조합은 앞서 부산 등 다른 광역시 수준인 10.32% 인상안을 먼저 제안했.
  5. [이슈]파업은 막았지만 '통상임금'은 미해결…새벽 극적 타결, 갈등 씨앗 남겨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6일 새벽 극적으로 합의하며 파업을 피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핵심이었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문제는 끝내 해결되지 않은 채 불씨로 남았다.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6일 새벽 1시 50분께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안을 받아들여 2026년도 임금협약에 최종 합의했다. 전날 .
  6. 서울 시내버스 파업 전면 철회…16일 첫차부터 정상운행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며 파업이 전면 철회됐다.서울시는 16일 시내버스 노사간 임금협상 합의에 따라 이날 첫차부터 전 노선이 평상시와 같이 정상 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앞서 노사 양측은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 돌입, 이튿날 새벽 1시 50분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점을 ...
  7. [단독]"수학여행 안전사고 방지에 최선"…서울전세버스 이사장이 꼽은 지원 사각지대와 남은 숙제 시내버스 파업이 나면 시민 발이 되고, 아이들 통학을 매일 책임진다. 그러나 속초 사고를 막을 AI 안전장치는 비용 문제로 달지 못하고 있다. 서울 내 공영차고지는 단 한 곳도 없다. 25년 만에 유가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지만, 전세버스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교통일보는 지난 16일 오성문 서울특별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
  8. 2차 교섭 D-1…"파업 반대" 현수막 단 서울 버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서 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오는 15일 오후 2시 2차 교섭을 진행한다.  추석 연휴(24~27일)를 열흘 앞둔 16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법정 조정기간이 끝나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해 서울 시내버스 전 노...
  9. [이슈]대법 판결 해석 놓고 노사 정면충돌…서울시내버스 파업, 오늘 밤 9시가 데드라인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놓고 '거짓말' 공방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조정이 결렬되면 16일 새벽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시내버스 노사 2차 조정회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은 이날 밤 9시를 사실상의 협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유재호 ...
  10. 10월부터 KTX 두 달 전 예매 가능…외국인도 항공권 살 때 기차표 함께 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항공권을 살 때 국내 기차표를 함께 살 수 없다는 불편이 제기되자, 정부가 철도 승차권 예매 가능 시점을 출발 2개월 전으로 앞당긴다. 외국인 전용 다국어 서비스와 간편결제 수단도 함께 확대된다.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와 한국철도공사(사장 김태승)는 10월 1일부터 KTX 등 철도 승차권 예매기간을 출발 1개월 전에서 2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