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대구·경북 주유소 기름값이 22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지만 하락 폭이 리터당 1원에도 못 미쳐 지역 운전자들은 가격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 주유소 기름값이 22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지만 하락 폭이 리터당 1원에도 못 미쳐 지역 운전자들은 가격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대구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28.57원, 경북은 1,849.99원이었다. 경유는 대구 1,814.06원, 경북 1,836.50원으로 집계돼 두 지역 모두 1,800원선을 넘어섰다.
이를 주유량으로 환산하면 부담은 더 선명해진다. 휘발유 50리터를 넣을 때 대구에서는 약 9만1,400원, 경북에서는 약 9만2,500원이 든다. 경북에서 경유 50리터를 주유하면 약 9만1,800원을 내야 한다.
차량 운행량이 많은 운전자의 부담은 훨씬 크다. 한 달에 경유 500리터를 쓴다면 경북 평균 가격 기준으로 연료비만 91만8,000원을 웃돈다. 실제 사용량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생계형 운전자에게는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대구에서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50대 직장인 A씨는 "기름값이 계속 내려간다고 해도 실제 주유를 할 때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며 "한 번 주유할 때 9만 원 가까이 나오니, 다른 생활비를 절약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국 평균도 비슷한 흐름이다. 10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56.6원으로 전주보다 0.9원 내렸다. 경유는 0.5원 내린 1,842.8원을 기록했다.
하락세가 22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인하 폭이 워낙 작아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변화는 거의 없는 셈이다.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생계 부담을 고려해 17일부터 4주간 제11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직전과 같은 수준이다.
다만 이 가격은 정유사 공급 단계에 적용되는 금액이어서,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실제로 내는 가격과는 차이가 있다.
소비자 지표에서도 기름값 부담은 확인된다. 9월 전국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4.8% 올랐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휘발유가 전년 동기보다 1.7%, 경유는 7.6% 줄었다. 높은 가격이 소비 자체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화물차와 영업용 차량 운전자는 연료비를 줄이기도 쉽지 않다. 늘어난 유류비를 운임에 반영하지 못하면 운송업자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지역 소상공인의 물류비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
지역 화물운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운송업 종사자에겐 기름값이 매일 빠져나가는 필수 비용인데, 현실적으로 운임을 쉽게 올릴 수 없다"며 "고유가가 계속되면 영세 운송업자는 수익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개인화물(용달)과 개별화물, 택배 차량 운전자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물동량이 있으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운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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