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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노조, ‘근로형태 유연화’ 여당 압박…주 40시간 규제 놓고 입법 전면전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5-09-22 1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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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력 이탈·고령화 속 “획일 규제는 산업 유지 한계” 주장
  • 민주당만 부른 토론회, 입법 전략 변화 드러내

법인택시 주 40시간 규제를 둘러싼 입법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택시노조가 여당을 상대로 근로형태 유연화 입법을 공개 압박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노조와 업계는 산업 생존을 이유로 제도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신중론 속에서 논쟁의 초점은 ‘노동 보호’와 ‘규제 설계’의 충돌로 옮겨가고 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의 택시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노사·전문가들이 법인택시 근로형태 유연화 방안을 놓고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전국택시노조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조는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택시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법인택시 근로형태 유연화의 입법화를 촉구했다. 표면적으로는 산업 위기를 알리는 자리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입법의 키를 쥔 여당을 향한 압박 성격이 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쟁점의 중심에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 11조의2가 있다. 이 조항은 법인택시 노동자의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으로 규정한다. 제도는 2021년 1월 서울에서 우선 시행됐고, 지난해 8월 20일 전국 확대를 앞두고 업계 반발로 2026년 8월 19일까지 유예됐다. 유예 기간 동안 국토교통부는 업계 실태를 점검하고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최종안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규정은 과거 저임금·장시간 노동 관행을 끊고 법인택시 노동자의 소득과 근로조건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다만 플랫폼 이동서비스 확산, 승객 감소, 기사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제도가 현장의 수익 구조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고정된 근로시간 기준이 임금 안정 장치로 기능하기보다, 오히려 기사 충원과 탄력 배차를 가로막는 제약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문제 제기다.


노조와 업계가 제도 변경을 요구하는 논리는 단순하다.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가 신규 기사 유입을 막고, 고령화와 인력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측은 주 40시간 기준에 맞춘 최저임금 지급 여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호소한다. 반대로 노조는 현행 구조가 고성과자의 실질 소득을 깎고, 고령 운수종사자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제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본다. 방향은 다르지만, 현 제도가 현장과 맞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은 공유되는 셈이다.


이번 토론회가 주목받은 이유는 ‘누구를 상대로’ 열렸느냐에 있다.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공동 주최하는 형식으로 꾸려졌고, 국민의힘 소속 김위상 의원은 현장을 찾았다가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같은 장소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열린 토론회와는 정반대 구도다. 당시에는 여권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반면, 이번에는 민주당 중심의 무대가 만들어졌다.


전국 확대 유예와 함께 국토부가 태스크포스를 꾸려 실태 점검과 제도 대안을 정리해 온 것도, 논쟁이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제도 재설계 단계로 넘어왔다는 신호로 읽힌다. 유예 종료 시점을 앞두고 최종안이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 근로시간 규제를 유지할지, 조건부 완화를 허용할지에 대한 선택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다. 이번 토론회가 그 시점을 앞당기는 정치적 압박 성격을 띤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장면은 입법 전략의 변화를 보여준다. 근로형태 유연화는 야당인 국민의힘이 비교적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온 사안이다. 반면 민주당은 노동 보호 원칙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노조가 굳이 여당을 정조준한 것은, 법 개정의 성패가 결국 여당 내부 판단에 달려 있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논쟁의 본질은 ‘노동시간을 줄일 것이냐 늘릴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주 40시간이라는 획일 기준을 유지할 것인지, 노사 합의를 전제로 한 조건부 유연화를 허용할 것인지라는 규제 설계의 선택에 가깝다. 유연화를 허용할 경우 노동 보호 장치를 어떻게 둘 것인지, 반대로 현행을 유지할 경우 산업 구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함께 따라온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학계와 정부, 법률·노동 전문가들이 제도 개선 필요성과 한계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현장의 현실과 제도의 간극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다만 법 개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택시노조가 여당을 향해 공개적으로 ‘읍소’에 나선 장면은, 이 문제가 더 이상 업계 내부의 이해 조정으로 풀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드러냈다. 근로형태 유연화 논쟁은 이제 산업 생존과 규제 원칙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결정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유예 시한을 앞둔 국회 논의가 쟁점의 결론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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