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산학연협력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우수 성과를 공유하는 `2026 산학연협력 엑스포`가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산학연협력 생태계 한자리에, `2026 산학연협력 엑스포` 개최이번 엑스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양한 포럼과 경진대회, 진로 체험 프로그램 등이 구성되어 산학연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협업의 장을 제공한다. 행사 첫날인 9월 30일에는 `전국대학 앵커사업 성과공유·미래전략 포럼`과 `앵커 초광역 협력 포럼`이 열려 지역 성장 엔진을 위한 전략을 모색한다. 이와 관련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맞춤형 취업 컨설팅인 `취업·비자 Match-up Day`와 학생 창업팀의 성과를 선보이는 `창업유망팀 300+ 데모데이`가 함께 진행된다. 10월 1일에는 `2026 한중일...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 KTX 승차권은 순식간에 매진된다. 고향을 찾는 발길이 몰려도 좌석은 늘 부족하다. 강릉선은 명절뿐 아니라 평일에도 매진이 이어지는 효자 노선으로 꼽히지만, 애초에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추진이 불투명했던 사업이었다. 경제성만을 잣대로 삼았다면 지금의 풍경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역에서 출발을 앞둔 강릉행 KTX 열차. 명절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강릉선은 대표적인 효자 노선으로 꼽힌다. [코레일 제공=연합뉴스]예비타당성조사(예타)는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국가 재정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도입됐다. 사업 추진 전 비용 대비 편익을 수치화해 타당성을 검증하는 제도로, 경제성 분석(B/C 비율), 정책성 평가, 지역균형발전 지표를 종합해 AHP(계층분석법)으로 판정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성의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인구가 적은 지역의 교통 인프라 사업은 번번이 좌초한다. 수요 예측 단계에서 불리하면 애초에 사업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 결국 경제성 위주의 예타 제도 자체가 지역 균형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개편이 불가피하다.
강릉선은 이러한 구조를 비껴간 특수한 사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수송을 위해 조기 개통됐으며, 당시에는 경제성 부족 논란 속에 추진됐다. 그러나 개통 이후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기헌 의원이 9월 21일 한국철도공사와 강원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권 KTX 이용객은 2018년 477만 명에서 2024년 672만 명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올해 설 연휴 이용객은 41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배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추석에도 27만 명에 달해 역대급 혼잡을 빚었다. 개통 2년 만에 누적 이용객 1천만 명을 돌파한 강릉선은 현재 전국 24개 철도노선 중 대표 수익 노선으로 꼽히며,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열차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강릉선 KTX는 개통 당시 주중 36회, 주말 52회 운행을 이어오다 현재 주중 40회, 주말 60회로 소폭 늘었을 뿐이다. 반면 경부선은 개통 이후 주중 13회·주말 31회, 호남선은 주중 19회·주말 18회, 전라선은 주중 26회·주말 31회씩 증편됐다.
같은 기간 강릉선만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며 지역 간 공급 격차가 뚜렷해졌다. 2022년부터 강릉시·동해시·강원도가 잇따라 증편을 요청했지만, 코로나19 감편 이후 실질적 확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송기헌 의원은 “강릉선은 개통 당시 경제성 평가에서 외면받았으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대표 사례로 입증됐다”며 “정부와 코레일은 국가 균형발전과 국민 편의를 위해 즉각 증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릉역 전경. [코레일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실패의 사례도 존재한다. 경북 내륙을 잇는 김천~문경 철도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2016년 예타에서 B/C 값 0.59를 받아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났고, 이후 오랜 기간 표류했다. 지역 주민들은 교통권 박탈을 호소했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은 지연됐다.
결국 국회와 지자체의 지속적 요구 끝에 2022년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되며 재추진이 확정됐지만, 이미 수년간의 지체로 지역 발전 기회는 상실됐다. 강릉선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성공했다면, 김천~문경은 제도의 벽을 넘지 못한 전형적 사례다.
이 같은 상황은 ‘무한 루프’로 이어진다. “사람이 없으니 인프라를 못 짓는다”는 논리와 “인프라가 없으니 사람이 오지 않는다”는 현실이 맞물린다. 교통망이 부족하면 인구와 산업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인구가 줄면 다시 예타 평가에서 경제성이 낮아진다. 인프라 부재가 인구 감소를 낳고, 인구 감소가 인프라 투자를 가로막는 구조적 악순환이 지속된다.
정부는 보완책으로 예타 면제 제도를 운용해 왔다.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다수의 광역 교통사업이 예타 없이 추진됐고, 정치적 필요나 국가적 행사와 맞물려 면제가 적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면제는 정치적 논란을 낳기 쉽고, 제도의 본질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2025년 정부는 예타 개편을 통해 균형발전 지표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경제성 중심 구조가 유지되는 한 지방 교통사업은 여전히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전국 89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지역들에서 교통 인프라 확충은 단순한 편의 개선이 아니라 지역 존립과 직결된 과제다.
국토연구원과 한국교통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통 접근성 개선은 이동 효율을 넘어서 고용 확대, 지역 내 소비 증가, 인구 유입 효과를 불러오며, 특히 철도망 확충은 역세권 개발과 산업단지 연계 효과로 장기적 편익이 크다. 하지만 현행 예타는 단기간 수요만 반영해 이러한 파급 효과를 담지 못한다.
국토연구원은「지역균형발전 관점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방향」(2023) 보고서에서 “경제성 중심의 예타 체계가 지방 SOC 사업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장래 수요와 잠재 편익을 반영하는 중장기 평가모형 도입을 권고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역시「철도 투자사업 평가체계 개선방안 연구」(2022)에서 “연계 교통망 효과와 역세권 개발 편익까지 포함하는 종합 평가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예타 제도의 핵심 구조가 여전히 경제성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인구가 적은 지역의 교통사업이 근본적으로 배제되는 한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균형발전 지표의 비중을 높이고, 장기 편익과 연계 효과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석마다 반복되는 KTX 예매 전쟁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한국 교통 인프라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경제성 중심의 예타 제도가 지속된다면 지방은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소멸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 제도의 정비와 정책적 전환 의지가 결합될 때만이 ‘무한 루프’를 끊고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균형발전의 길이 열릴 것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