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제 개편이 적용되면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연간 전기요금 부담이 약 5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교통공사 본사 전경. (사진=교통일보)서울교통공사는 정부의 계절·시간대별 산업용 전기요금제 개편과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 방향을 전제로 자체 전력 사용 패턴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고 23일 밝혔다. 그 결과 시간대별 요금제 개편만 적용될 경우 연간 전기요금이 약 257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지하철 운영 특성상, 야간 요금 인상 구조와 맞물려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적용될 경우에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공사 분석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기요금이 kWh당 20원 인상될 경우 연간 약 258억 원의 비용이 더 든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의 전력자립도는 9% 수준으로, 전력자립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요금 인상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두 제도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추가 부담은 연간 약 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 흐름과 겹치면서 공사 재정에 직접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사가 납부한 전기요금은 2021년 1,735억 원에서 2025년 2,743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운수수익 대비 전기요금 비율도 15.0%에서 16.5%로 상승했다.
전력 사용량은 같은 기간 1,317GWh에서 1,292GWh로 감소했다. 공사는 고효율 전동차와 장비 도입, 에너지경영체계(ISO50001) 운영 등을 통해 2021년 대비 전력 사용량을 1.9%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단가 상승으로 납부액은 증가했다. 2026년 예상 전기요금은 요금체계 개편과 차등요금 적용을 포함해 3,258억 원으로 제시됐다.
현재 철도 운영기관은 계약전력 300kW 이상 산업체에 적용되는 산업용(을) 요금제를 적용받고 있다. 여름철 최대부하 기준 산업용(을) 요금 단가는 kWh당 245.9원으로, 교육용(을) 182.6원보다 63.3원 높다. 공사는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전기에너지 사용 비중이 99.2%에 이르는 점을 들어, 공공교통 특성을 반영한 별도 요금체계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서도 안전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기요금 추가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에너지 정책의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철도 운영기관의 특수성과 공공성을 고려한 전기철도용 전기요금제 도입 등 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