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택시 부당요금을 차단하기 위해 영수증 영문 병기와 택시앱 요금 표기 개선에 나섰다.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외국인과 내국인 이용객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명동에서 택시를 탄 외국인 A씨는 기사가 미터기를 켜지 않고 출발하더니 도착지에서 지도 앱 예상 요금보다 2만 원을 더 요구했다.
홍대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한 외국인 B씨는 기사가 시계외 할증을 임의로 적용해 2만 원을 추가로 냈다. 서울시에 실제로 접수된 사례들이다.
서울시는 20일 이 같은 외국인 택시 부당요금을 근절하기 위한 영수증 개선과 앱 요금 표기 정비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택시 QR 불편신고 시스템'을 통해 6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외국인 신고는 총 487건으로, 신고 유형 가운데 부당요금이 가장 많았다. 월별로는 12월이 167건(34.3%)으로 가장 많았고, 11월 93건, 7월 69건, 8월 51건 순이었다.
서울시가 개선한 택시 종이영수증. 왼쪽은 기존 영수증, 오른쪽은 영문 표기와 할증 여부를 추가한 개선된 영수증이다. (자료=서울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택시 영수증이다. 기존 종이 영수증은 한글로만 표기돼 외국인이 요금 내역과 할증 적용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택시결제기 운영사인 티머니모빌리티와 협력해 영수증에 최종 요금·승하차 시간 등 주요 항목을 영문으로 병행 표기하고 심야·시계외 할증 여부도 함께 표시하고 있다. 영수증 하단에는 택시 불편신고(120다산콜센터) 안내 문구도 추가됐다.
플랫폼별로 제각각이던 요금 용어도 '미터기 요금(Meter Fare)'과 '통행료(Toll fee)'로 통일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K.ride·TABA 등 외국인 전용 앱과 타다·온다 등 내·외국인 공용 앱에서는 택시 호출 시 운행 요금과 유료도로 통행료를 항목별로 나눠 표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운행 요금만 안내돼 통행료가 별도 부과될 경우 승객이 확인하기 어려웠다.
플랫폼택시 앱 개선 이미지. (자료=서울시)
실제 처분 사례도 나왔다. 지난해 12월4일 김포공항에서 연희동으로 운행한 한 택시기사는 미터기에 기록된 3만2,600원 대신 5만6,000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부당요금 징수로 처분됐다. 접수된 신고 가운데 부당요금 등 위법 사실이 확인된 8건은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현장 신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택시 7만1,000대 내부에 신고 안내 스티커 부착을 완료했다. 명동·홍대·이태원 등 외국인 방문지 11곳과 관광지 인근 택시승차대 78곳에도 현수막·포스터를 설치했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부당요금 등 택시 위법행위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외국인에게 신고 방법을 적극 안내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된 운수종사자는 더 강력하게 처분하겠다"며 "외국인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택시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