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에서 운행 중인 개인·법인택시가 600대가 넘지만, 운수종사자가 쉴 수 있는 전용 쉼터는 한 곳도 없다. 전기택시 80여 대가 도심을 달리지만 충전시설도 부족해, 기사들의 피로 누적과 복지 공백이 결국 시민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김포 장기역 택시승강장에서 한 기사가 짧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포에는 아직 택시쉼터가 없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김포시 택시운수종사자들은 “잠시 쉴 공간조차 없다”고 호소한다. 장시간 운행 후 대기하거나 식사할 곳이 없어 차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김포에서 10년 넘게 택시를 몰고 있는 한 기사는 “쉴 곳이 마땅치 않아 대부분 차량 안에서 식사하고 눈을 붙인다”며 “장시간 운전 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운전해야 하는데, 피로와 체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기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들은 충전을 하려면 관공서나 공용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거리가 멀고 대기시간이 길어 불편이 크다”며 “쉬는 공간과 충전시설이 함께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본질은 도시의 성장 속도에 비해 교통 인프라와 복지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시의 주민등록 인구는 2024년 4월 기준 48만 5,494명으로, 불과 10년 전보다 약 1.5배 증가했다. 시는 2030년 인구 7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대규모 주거단지와 산업지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교통 기반시설과 운수종사자 복지 인프라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급격한 인구 유입과 교통수요 확산 속에서 택시쉼터 부재는 단순한 행정 지연이 아니라, 도시 성장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인근 고양시는 덕양구 삼송동과 일산서구 대화동 등에 택시쉼터를 운영하며, 일부 시설에는 전기차 충전소도 함께 설치돼 있다. 기사들은 이곳에서 식사나 휴식을 취하고, 충전과 차량 점검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파주시 역시 운정 지역에 택시쉼터를 조성해 기사들의 휴식 공간을 확보하고, 인근 공용 급속충전소를 통해 전기택시 충전 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김포시는 2025년 현재까지 택시쉼터 설치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관련 예산 확보와 부지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는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교통망이 부족한 김포에서 택시는 사실상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사들의 피로와 체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서비스 품질 저하로 직결된다. 쉼터 부재는 단순한 복지 부족이 아니라 교통안전과 시민 이동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또 다른 문제는 김포의 전기택시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시 개인·법인택시를 합치면 현재 632대이며, 이 중 전기택시는 80여 대에 이른다. 전기택시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기사들은 주로 관공서나 공용주차장에서 충전을 해야 하며, 대기시간이 길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인근 고양·인천 지역은 택시쉼터 내에 충전시설을 함께 설치해 기사들이 휴식과 충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김포는 쉼터 자체가 없어 충전 과정이 별도의 이동과 대기시간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피로 누적이 반복된다.
서울은 이미 변화에 나섰다. 서울택시조합은 서울시 보조사업으로 추진된 ‘2025년 택시운수종사자 쉼터 조성·운영 사업’의 운영 주체로 선정돼, 지난 10월 영등포구 문래동에 첫 택시쉼터를 공식 개소했다.
내부에는 안마의자, 운동기구, 탕비실, 상담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졌으며, 지역 의사회·약사회와 연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버스·화물 운수종사자 복지시설에 이어 택시 업계에도 본격적인 쉼터 정책이 도입된 첫 사례다.
그러나 김포시는 여전히 출발선에도 서지 못했다. 2024년 김포시 예산서에는 도시철도, 버스정보시스템(BIS) 개선, 대중교통 환승센터 조성 등 교통 인프라 관련 사업비가 수백억 원 규모로 편성돼 있다.
반면 택시 운수종사자 복지나 쉼터 조성과 관련된 항목은 예산서 어디에도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승객 중심 교통정책에 비해 종사자 복지정책은 여전히 뒷전”이라며 “교통서비스의 품질은 운전자의 근무 여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시가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시개인택시조합은 수년 전부터 쉼터 설치를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조합장은 “김포 택시기사 대부분이 60세 이상으로 고령인데, 잠시라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건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안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기택시를 운행하는 기사들은 충전시설이 부족해 관공서나 공용주차장을 찾아다녀야 하는 실정”이라며 “쉼터를 조성할 때 충전 인프라도 함께 마련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장은 “몇 년 전부터 시 측에 쉼터 조성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 답답하다”며 “이제는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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