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국방부·소방청·보건복지부에 발급된 고속도로 긴급면제카드가 공무 외 목적으로 부정 사용된 사례가 최근 10년간 9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가통행료 부과는 사실상 유명무실해 제도 실효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기도 오산시 경부고속도로. ⓒ연합뉴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 경기 용인시을)은 16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고속도로 긴급면제카드 부정사용 적발 건수가 총 898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부가통행료가 실제 부과된 사례는 단 1건으로, 제도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부정사용 적발 건수는 △2020년 9건 △2021년 1건 △2022년 58건 △2023년 108건 △2024년 308건으로, 최근 5년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경찰청이 3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보건복지부 255건, 국방부 187건, 소방청 128건 순이었다. 적발 사례 대부분은 공무 외 차량, 개인 차량에 긴급면제카드를 사용해 통행료를 면탈한 경우였다.
긴급면제카드는 「유료도로법」에 따라 수사·치안·구급·소방 등 공무 목적 차량에 발급되는 전용 하이패스 카드로, 현재 3만6천여 장이 사용 중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카드 발급 시 “등록 차량 외 비면제 차량에 사용할 경우 원통행료의 10배에 해당하는 부가통행료가 부과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2025년 8월까지 부가통행료가 실제 부과된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이는 2021년 6월 신설된「유료도로법 시행규칙」제8조의2에 따라 두 차례의 고지 절차를 거쳐 원통행료를 납부하면 부가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제재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명수 의원은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통행료 감면 제도를 공무 외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세금을 빼돌리는 행위와 다름없다”며 “일반 국민의 착오에 따른 미납과 성격이 다른 만큼, 부정사용에 대해서는 적발 즉시 부가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