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카카오의 대대적 택시 공세…정주환 대표의 본심은?
  • 이명철 기자
  • 등록 2019-12-05 12:42:31

기사수정
  • 그의 정의감? 아님 분풀이? 또는 사업가의 탁월한 감각?




“전국에 있는 거의 모든 택시회사를 직접 방문했는데, 대부분의 택시회사가 영세한 데다가 운영하시는 분들이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를 아예 모르기 때문에 설득이 매우 어려웠다. 대부분의 택시회사 사무실에 들어가면 일단 컴퓨터가 없고, 벽에는 왠지 모르게 항상 태극기와 커다란 국내 지도가 걸려있었으며, 갈색 소파 4개로 둘러싸인 테이블 위에는 항상 재떨이가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공동대표가 지난 2016년 9월22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그 당시에 그는 카카오 O2O 사업부분 총괄 부사장이라는 타이들을 달고 있었다. 택시업계의 후진성을 그대로 표현한 그의 말에 청중들은 다 같이 폭소를 터뜨렸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필자도 쓴 웃음이 절로 나왔다. 과거 서울시가 택시회사들에게 엑셀 파일의 보고서를 일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대부분 택시회사에서 엑셀을 사용할줄 아는 직원들이 없어서 외부에 위탁해 처리한 사실이 생각나서다. 현재도 80~90년대식으로 운영되는 택시회사들이 여전히 많으며, 엑셀만 쓰더라도 매우 선진화된 택시회사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택시 기사분이 연세가 있어서 카카오 직원들이 직접 사무실이나 충전소에 나가서, 기사용 앱을 일일이 한 분 한 분의 스마트폰에 깔아드리고 사용법을 알려드렸다.” 이날 정주환 대표는 카카오 택시를 서비스하기 위해서 겪었던 고생과 에피소드를 소개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생각과 고민을 담백하고 솔직하게 털어놨다는 게 청중들의 평가다.


그런 정 대표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산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왜 출시했는지 의문이지만 그는 택시업계의 대규모 항의집회와 기사들의 분신자살을 접하면서 마음 고생을 엄청나게 했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억울하고 분해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를 확실한 방향으로 잡고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택시운송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이 같은 정주환 대표의 마음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의 많은 산업 중 가장 낙후된 산업의 하나인 택시운송산업을 개선하고 싶다는 사명감, 또는 잘못된 것을 고쳐보고 싶다는 정의감이랄 수도 있겠다. 어쩌면 분하고 억울한 것을 풀어보려는 분풀이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니면 낙후된 분야인 만큼 발전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업가로서의 탁월한 감각이 작용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까지 7개의 택시회사 인수에 이어 최근 2개 택시회사와 추가계약을 완료하면서 총 892대의 면허를 확보했다. 이들 택시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택시가맹운송브랜드 ‘카카오T블루’ 확장에 대거 투입되고, 대형택시 ‘카카오벤티’로도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자회사 KM솔루션이 대구의 택시운송가맹사업자인 ‘DGT모빌리티’와 협약을 맺고 이 지역에 ‘카카오T 블루’ 서비스를 개시했다. 내년 1월부터는 경기 성남시에서도 460여 대의 ‘카카오T 블루’를 운행할 예정이다.


거대 택시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모습을 보는 기존 택시업계의 마음은 편치않다. 카카오의 공격적인 사업 행보에 영업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택시산업은 정상적으로 이익을 내기가 쉽지않은 구조인데다 시장 또한 한정돼있어 결국 파이를 누가 얼마나 가져가느냐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데 누가 이길지는 자명하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운전기사 쥐어짜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월급에 콜은 쉴 틈 없이 들어와 식사할 시간은 물론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기사들은 울상이다. 카카오T블루 운행대수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정 대표는 코엑스 발표 끝마디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제 부친께서도 은퇴하고 택시기사 일을 하셨기 때문에, 택시기사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한다. 열악한 택시업계와 낙후된 시스템을 카카오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통해 개선하고 싶다”며 청중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고 한다.


택시운송산업의 현실과 업계의 입장을 이해하고 택시서비스 문제를 해결하고 향상시키려는 것이 그의 진심이기를 필자는 믿고 싶다. 카카오가 기존의 영세한 택시업계를 파괴하고 말살시키기보다는 국내 많은 산업 중 가장 낙후된 산업의 하나인 택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필자는 진심으로 바란다.



프로필이미지

이명철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4.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