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관제서버 4대 중 3대가 사용 기한을 넘겼고, 최근 5년간 고장과 장애도 대부분 이들 노후 장비에서 나왔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월 23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도로공사 교통관제센터를 방문해 추석 특별교통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자료사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운영 중인 고속도로 관제서버 1,109대 가운데 844대(76.1%)가 내용연수 7년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관제서버는 CCTV 영상을 처리하고 정지차량·역주행 같은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잡아내는 장비다.
내용연수는 공공물품의 평균 사용기간 등을 고려해 정한 관리 기준으로, 이 기간을 넘기면 장비 상태와 성능을 점검해 계속 사용할지 교체할지 판단한다.
고장과 장애도 노후 장비에 집중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본선과 터널에서 발생한 관제서버 고장·장애 222건 중 199건(89.6%)이 당시 내용연수를 넘긴 서버에서 나왔다.
터널은 노후 정도가 더 심했다. 터널 관제서버 896대 중 723대(80.7%)가 내용연수를 넘겼고, 이 가운데 440대(49.1%)는 기준보다 5년 이상 더 쓴, 12년 이상 된 장비로 집계됐다.
장비별로 보면 CCTV 영상을 관제하는 영상서버는 346대 중 250대(72.3%)가 노후 상태다. 정지차량과 역주행 등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돌발감지 분석서버는 550대 중 473대(86.0%)에 달한다.
특히 내용연수를 넘긴 분석서버는 2021년 182대에서 2025년 370대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교체된 장비는 한 대도 없었다.
국정 감사 질의 중인 횡희 의원
노후 장비가 사고 대응에 영향을 준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 7월 광주대구고속도로 백전터널에서 승용차가 전복돼 운전자 1명이 숨졌을 때 CCTV 모니터는 고장 난 상태였고, 도로공사는 사고 13분 뒤 유관기관 통보를 받고서야 상황을 알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화촌9터널 사망사고 때에는 노후 분석서버의 저장장치 불량으로 자동검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도로공사가 추산한 노후 관제장비 전량 교체 비용은 약 237억원이다. 도로공사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지만, 지금처럼 연평균 교체 예산을 유지하면 본선과 터널의 CCTV·영상서버 등 일부 장비는 2033년에야 교체가 끝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고속도로 교통사고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도로공사 관리 구간에서 지난해 교통사고 1,419건으로 147명이 숨지고 1,262명이 다쳤으며, 올해는 8월까지 905건의 사고로 122명이 사망하고 709명이 부상했다.
이와 관련해 황희 의원은 “고속도로 관제는 사고를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을 전파해 교통 통제와 구조 등 후속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안전체계”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어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장비의 사용연수뿐 아니라 고장 이력과 감지 성능, 구간별 사고 위험도를 중심으로 교체 우선순위를 재점검하고 예산과 교체 일정도 그에 맞게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