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유 140원 올리자" 카톡으로 짠 제주 주유소 담합, 공정위에 덜미
  • 하성우 기자
  • 등록 2026-07-06 14:55:40

기사수정
  • 농협 2곳, 오피넷 공개 전 기준가 사전 제공
  • 위반 인지하고도 증거 삭제·전화 통보로 회피
  • 제주농협 9억 8700만·서귀포농협 10억 3300만 원 부과

주유소협회·농협 등 제주 지역 4개 사업자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으로 2년간 유가를 맞춰온 담합 구조가 공정위 조사로 드러났다.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청사 전경. (사진=교통일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이하 제주주유소협회)와 제주시농업협동조합(이하 제주농협), 서귀포농업협동조합(이하 서귀포농협)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0억 5,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2년간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으로부터 다음 날 경질유(휘발유·경유·등유) 판매가격을 오피넷 공개 전에 미리 받아 회원사 기준가격으로 정하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문자로 116개 회원사에 통지했다. 오피넷은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개 시스템이다.


두 농협은 단순히 가격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제주주유소협회와 합의해 경질유 가격 인상·유지를 결정하고, 기준가보다 낮게 파는 업체를 협회에 신고해 준수를 압박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통화 녹음에서 제주농협 소장은 협회 사무장에게 "휘발유 50원 올리면 안 되겠냐"고 제안하고, 사무장이 이를 받아들여 제주시 지역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730원에서 1,780원으로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제주주유소협회 사무장이 106개 회원사가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경질유 기준가격을 통지한 내역. 2022년 1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휘발유·경유·등유 가격 변동분과 기준가를 사전 공지했으며, "단가변경은 아침에 변경부탁드립니다"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공정위)

제주주유소협회는 담합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공정위 조사가 이뤄지는 시기에는 단체대화방 대신 전화·방문으로 기준가를 전달했고, 회원사에 메시지 삭제와 외부 유출 금지를 요청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위반 기간 중 제주시 회원사에 62회, 서귀포시 회원사에 60회 오피넷 공개 전에 가격을 미리 통지했다.


이번 제재는 주유소 업종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구성사업자가 참가해 가격을 주도적으로 결정·유지·변경한 행위를 적발한 첫 사례다. 과징금은 제주주유소협회 3,000만 원, 제주농협 9억 8,700만 원, 서귀포농협 10억 3,300만 원으로 각각 부과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질유 시장에서 경쟁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추석 당일 고속도로 최대 684만 대…귀경 정체 새벽까지 추석 당일인 25일 전국 고속도로에 하루 684만 대 차량이 몰리면서 귀성·귀경 양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6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오전 11시 기준 서울 요금소에서 부산까지 9시간 10분, 목포까지 7시간, 광주까지 6시간 1...
  2.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3.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4.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5.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6.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7.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8.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9.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10.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