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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말 계약인데 6월 종료”…통근버스 중단에 전세버스업계 직격탄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3-16 17: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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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45곳 수도권 통근버스 3~6월 순차 중단…220억여원 계약시장 직격탄
  • 진주 혁신도시선 주당 700여명 이용…업무 효율 저하·지방 기피 우려도
  • 남은 기업 통근 물량엔 덤핑 경쟁…기사 처우·안전 우려까지 확산

공공기관 수도권 통근버스 중단이 본격화되면서 전세버스업계가 연말 계약을 채우지 못한 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연말 종료를 전제로 맺었던 통근버스 계약이 3월부터 6월 사이 줄줄이 끊기고, 남은 시장에선 덤핑 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업계 수익 구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업계는 단순한 불황이 아니라 계약시장 급제동이 촉발한 구조적 충격이라고 본다.


서울 전세버스 차고지. (사진=독자제공)

이번 사태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수도권 통근버스 중단에서 시작됐다. 전국 10개 권역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45곳이 운영해온 수도권 통근버스는 3월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멈춘다. 전체 이전 공공기관 149곳 가운데 47곳이 통근버스를 운영해왔고, 이 가운데 1곳은 이미 2월 계약이 끝났다. 18곳은 3월, 2곳은 4월, 25곳은 6월 중 운행을 중단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수도권 노선이 아니라는 이유로 운행을 유지한다.


통근버스 중단 방침은 지난 1월 대통령 발언 이후 본격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위해 수도권 전세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밝힌 뒤, 국토교통부는 1월 27일 각 부처에 수도권 전세 통근버스 운영 중단 지침을 내렸다. 비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잇는 노선은 유지되지만, 비수도권과 수도권을 잇는 노선은 금지 대상이 됐다. 정부는 혁신도시 정주율 제고를 앞세웠지만, 현장에선 준비 없는 중단이 시장과 노동자, 이용자에게 동시에 충격을 줬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근버스 중단의 부담은 결국 혁신도시 직장인들에게 돌아온다. 진주 혁신도시에선 지난해 12월 기준 7개 이전 공공기관이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 또는 월요일에 버스 69대를 서울·고양 등 수도권과 오가게 했다. 이용 인원은 주당 700여명에 달했다. LH만 해도 매주 470여명이 55대의 버스를 이용했다. 적지 않은 수요에도 이달부터 통근버스는 순차 중단에 들어갔다. 


피치 못할 경우 6월까지 연장은 가능하지만 하반기 전면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직원들은 통근버스가 단순한 주말 귀가 수단이 아니라 업무상 이동에도 쓰였다며, 대체 교통수단 확보 없이 폐지를 밀어붙일 경우 업무 효율 저하와 지방 근무 기피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자체도 수도권행 시외·고속버스는 직접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계약시장의 규모와 중단 시점이다. 공공기관들이 올해 직원 복지 차원에서 편성한 통근버스 관련 예산은 220억4909만원이다. 업계는 실제 운송 시장 규모를 300억원 안팎으로 본다. 상당수 계약은 당초 올해 12월 종료를 전제로 체결됐다. 업체들은 연초에 연간 계약을 맺고 차량과 기사 운용 계획을 짠다. 그런데 계약 도중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남은 기간의 차량 할부금과 인건비, 보험료, 정비비를 떠안을 처지가 됐다.


일부 기관에선 손해배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충북 진천·음성 권역의 공공기관 8곳은 23억2127만원을 들여 올해 12월 31일까지 공동 전세버스 계약을 맺었지만, 6월 30일 중단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들 기관은 계약 해지로 6개월간 버스를 운행하지 못할 경우 신규 버스 구입과 기사 신규 채용 등에 따른 손해배상액이 약 12억원 이상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일각에서 위약금 소송과 계약 중도 해지 분쟁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계약 중단은 노사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 노조는 장기간 운영된 통근버스 폐지가 실질임금 감소를 낳는 불이익 변경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북 전주·완주 권역의 국민연금공단 사례처럼 노조 동의 없는 추진은 단체협약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양대노총은 지난 2월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수도권 통근버스 전면 중단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정주 여건과 인사 제도 개선 없이 이동 수단부터 끊는 것은 정책 실패의 부담을 노동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운행을 멈춰도 비용은 그대로 쌓인다. 업계 추산으로 전세버스 1대당 월 유지비는 1000만~1100만원 수준이다. 신차 가격 2억2000만원 안팎을 5년 할부로 샀다고 가정하면 월 할부금이 350만원가량 들고, 기사 인건비 350만원, 유류비 300만원, 보험료와 정비비 100만원이 추가된다. 가동률이 30~40%로 떨어지면 손익분기점은 사실상 무너진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 지역 업체들 사이에선 보유 차량 절반 이상이 차고지에 서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통근버스가 빠진 뒤 업계가 몰릴 곳도 많지 않다. 공공기관 통근버스가 빠진 뒤 업체들이 몰리는 곳은 기업·대학교 통근버스와 학원 셔틀 정도다. 하지만 이 시장도 물량이 제한적이다. 서울전세버스 관계자는 “공공기관 통근버스 물량이 빠지면서 업계 가동률이 30~40%대로 떨어졌다”며 “6월 이후 계약 종료 차량까지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면 가격 붕괴를 넘어 시장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입찰 시장에선 과열 조짐이 뚜렷하다. 업계와 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입찰 단가 덤핑 경쟁이 심해졌고, 일부 입찰에선 참가 업체 수가 평년의 3배 이상으로 늘거나 가격이 10% 이상 떨어졌다는 증언도 나온다. 문제는 저가 경쟁이 수익 감소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가가 무너지면 숙련 기사를 붙잡기 어려워지고, 정비와 안전 설비 투자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커진다. 당일 더 수익성 높은 물량이 생기면 계약 차량 대신 다른 회사 버스를 급히 투입하는 이른바 대차 관행이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도 혁신도시 정주율을 높여야 한다는 방향엔 공감한다. 다만 정주 여건 개선보다 통근 수단부터 끊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 서울전세버스 관계자는 “정부에서 통근버스를 중단하는 배경은 공감하지만 문제는 계약을 중단하는 방식”이라며 “유예기간을 둔 전환 없이 일괄 중단이 이뤄지면 업계 충격과 시장 왜곡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거와 교육, 생활 인프라, 배우자 일자리, 인사 제도 같은 정착 여건을 먼저 갖추지 못한 채 통근버스부터 끊으면 정주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시장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주혁신도시 전경. (사진=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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