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호출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앞세워 경쟁 가맹업체를 압박하고 소속 기사들의 콜을 차단한 혐의로 카카오모빌리티 법인과 류긍선 대표 등 경영진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의 류긍선 대표. [사진=연합뉴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카카오모빌리티 법인과 류긍선 대표 등 임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인에는 양벌규정이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2월부터 2023년 말까지 택시 일반호출 시장에서 확보한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 가맹 경쟁업체 4곳에 수수료와 출발·경로 등 영업상 비밀 제공을 요구했다. 당시 요구한 수수료 수준은 가맹료의 2~3배에 달했으며, 확보한 데이터는 내비게이션 고도화 등에 활용하려 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요구에 불응할 경우 해당 업체 소속 기사들의 카카오T 일반호출 이용을 막겠다고 통지한 뒤,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A사 소속 기사 계정 1만4,042개, B사 소속 기사 계정 1,095개에 대해 호출이 차단됐다.
콜이 끊긴 기사들은 1인당 월평균 약 101만 원의 수입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B사의 경우 차단 이후 운행 차량 수가 1,600대에서 800대로 절반 가까이 줄며 결국 가맹사업을 중단했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가 중소 경쟁업체의 영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봤다. 실제로 중형 택시 가맹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은 2021년 3월 55%에서 2022년 12월 79%로 뛰어올랐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기사에게 콜을 몰아줬다는 의혹(공정거래법 위반)과 매출액을 부풀렸다는 의혹(외부감사법 위반)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두 사안은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고발·통보한 사안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플랫폼 제휴 계약은 서비스 품질 저하와 무임승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당한 협의 과정이었다"며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나 위법 행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중소 경쟁업체의 영업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수료·데이터 제공 요구가 정당한 계약 협상이었는지, 아니면 시장 지배력을 앞세운 부당한 강제였는지 여부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22일 공정위가 카카오모빌리티에 내린 시정명령과 과징금 271억 원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만큼,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