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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vs 김문수' = '대심도 도로 VS 철도'
  • 이호돌 기자
  • 등록 2009-08-06 22: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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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경기도 힘겨루기 시작…대권 출마 교두보 수단?
5일 서울시는 지하 40~60미터 깊이의 지하공간에 149km의 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를 하자마자 서울시의 대심도 도로 건설 계획이 경기도의 대심도 철도(GTX)사업 견제용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으며 대심도를 둘러싼 서울시와 경기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것.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자천 타천 한나라당의 대권 예비 주자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라는 자리는 언제나 대권 출마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고 스스로도 그 위치를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최근에는 서울시를 관통하는 `지하도로`를 놓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인천 송도, 군포 금정, 화성 동탄에서 서울시를 가로지르는 `수도권 대심도 광역전철 사업(GTX)`을 지난 5월 국토부에 제안했다.

뒤질세라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서울시를 격자형으로 나누는 대심도 도로 6개 노선에 대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오 시장과 김 지사는 수도권과 서울시의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순수하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GTX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그들의 위치로 볼 때 정치적 의도를 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서울시장 재임기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청와대에 입성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례가 있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오 시장의 대심도 도로는 `김 지사의 GTX 사업의 대항마로 내세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대심도 도로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일 뿐 실현까지는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계획도 제대로 안 세워진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 발표한 감이 있다"고 평했다.

정치적 목적이 있는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는 자칫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대권 라이벌을 단체의 장으로 두고 있는 두 지자체 간의 의사소통 부재의 문제다. 이런 우려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국토부가 경기도가 제안한 GTX 사업에 대한 검증용역을 실시키로 결정했을 때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합의된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시는 GTX사업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해 분란을 빚은 바 있다.

이번 대심도 도로 사업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GTX가 서울의 지하공간을 이용해야 함에도 서울시의 대심도 도로 사업 추진에 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추진하는 대심도 사업은 대심도 공간에서 철길 위에 도로를 깔아버리는 식의 간단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천문학적인 사업비도 문제지만 미래 서울의 또 하나의 생활공간이 될 수 있는 지하공간 개발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와 경기도가 제안한 계획안을 보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심도 도로의 지하주차장 등의 공간과 GTX 역이 겹친다. 이런 지하 공간은 양 지자체가 서로 의견을 충분히 나누면서 종합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쟁 구도라면 서울의 지하공간은 난개발 공간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계 관계자는 "지하공간 개발은 지상공간과 달리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지하공간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두 지자체가 함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기도 하다. 첫 단추부터 잘 꿰야 한다. 대심도 도로나 대심도 철도는 축복이 되기도 하지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국민에게는 단체장의 치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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