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을 줄이기 위한 횡단보도 설치 간격에 대한 새로운 권장 기준이 마련됐다.
대구 동본리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 이격 설치 모습. ⓒ한국도로교통공단한국도로교통공단(이사장 김희중)은 횡단보도를 교차로 회전 시작점에서 약 3m 이격해 설치할 경우,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 가능성이 평균 7%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전국 10개 교차로를 대상으로 가상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차량 지체 시간과 보행자 상충 횟수를 함께 분석해 도출됐다.
공단은 이러한 이격 설치 방식이 차량 흐름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도 보행자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대구의 한 교차로에서 이격 설치 후 현장 평가를 진행했고, 보행자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결과는 경찰청의 『2024년 교통노면표시 설치·관리 업무편람』에 새로운 권장 기준으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교차로 횡단보도는 회전 시작점에서 3m 뒤로 설치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되, 교차로 구조나 도로 여건에 따라 공학적 판단에 따라 조정 가능하도록 설계 지침이 구성됐다.
다만, 이는 법적으로 강제되는 의무 기준은 아니며, ‘권장형 기준’으로 설치 설계 시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즉, 현장 실무자들이 안전성을 고려해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적 권고안에 가깝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효율 중심 설계 관행에서 벗어나 보행자 안전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장 담당자들이 보다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