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는 2기 신도시로서 빠른 인구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35년에는 최대 70만 명까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표 교통수단인 김포골드라인은 여전히 2량 경전철에 머물러 있어 혼잡 해소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와 시민들은 골드라인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GTX-D 강남 직결 노선의 조속한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출근 시간대 김포골드라인 승강장에 길게 늘어선 탑승 대기 행렬. ⓒ교통일보 김포는 수도권 서부의 대표적인 2기 신도시로, 지금도 아파트 공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구는 2011년 약 25만 명에서 2025년 5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며, 국토교통부와 김포시는 2035년까지 최대 7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폭증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현재 김포시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은 김포골드라인이다. 2019년 개통된 무인 경전철로, 김포공항까지 총 23.6km를 잇는다. 하지만 차량은 2량 편성으로 설계돼 있어, 혼잡 상황에서의 수용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개통 초기 김포골드라인의 출근 시간대 혼잡률은 최고 290%에 달했다. 김포시는 이후 증차, 배차 간격 단축, 광역버스 확충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했고, 현재 혼잡률은 190~260% 수준으로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김포의 인구 유입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새로운 아파트 단지 입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재의 ‘완화’는 착시에 불과하다. 시민들은 “잠시 덜 복잡해졌다고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 사람이 더 몰리면 다시 지옥철로 돌아갈 것”이라는 불안을 공유하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은 차량을 늘리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승강장 길이와 시스템이 모두 2량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증차가 어렵고, 배차 간격도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처럼 근본적 물리적 한계를 지닌 상태에서, 70만 인구 시대를 맞는다는 것은 다시 ‘지옥철’ 출퇴근길로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량짜리 열차 내부에 빼곡히 들어선 승객들. ⓒ교통일보
김포시와 시민사회는 GTX-D 강남 직결 원안 실현을 김포 교통 해법의 유일한 출구로 보고 있다. GTX-D는 김포에서 부천, 서울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되는 광역급행철도로, 개통 시 김포에서 강남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노선이 실현되면 골드라인이 감당하지 못하는 폭증한 출퇴근 수요를 획기적으로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유일한 구조적 해법으로 꼽힌다.
특히, 김포시민 다수의 출근 목적지가 단순히 김포공항이나 마곡 등 서울 강서권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GTX-D 강남 직결 필요성의 핵심 근거다. 서울시 교통 빅데이터에 따르면, 김포시민들의 주요 통근 목적지는 여의도, 영등포, 광화문, 강남, 서초 등 서울 중심 업무지구가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현재처럼 골드라인으로 김포공항까지 이동한 뒤, 9호선이나 5호선을 타고 다시 강남권으로 환승하는 구조로는 결코 효율적인 통근 체계를 마련할 수 없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현재 검토 중인 GTX-D 계획은 GTX-B와의 통합 및 축소 노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어, 김포~강남 직결이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강남 직결이 빠지면 결국 김포 시민들은 또다시 골드라인→김포공항→9호선으로 이어지는 비효율적 환승 루트에 갇히게 된다”면서, “강남 직결 없이는 GTX-D는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김포시을 국회의원은 “GTX-D는 단순한 교통망이 아니라, 수도권 서부 주민들의 기본적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핵심 인프라”라며, “김포가 서울 외곽에 고립되지 않으려면 강남 직결 원안은 반드시 사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도 “GTX-D는 김포의 교통뿐 아니라 생활권, 도시 구조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핵심 축”이라며, “2량짜리 경전철로는 이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GTX-D가 없으면 교통 참사는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속도에 교통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면, 시민들의 일상은 더 피폐해질 수 있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광역교통망 미비가 초래한 구조적 위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당장의 혼잡률을 완화하는 임시 처방이 아니라, GTX-D 강남 직결과 같은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