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보다 빠르고 탄소 배출은 없는 '꿈의 열차' 하이퍼튜브 기술 개발이 한국에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정부가 올해를 K-하이퍼튜브 원년으로 선언하며 3년간 127억원을 쏟아붓는 연구에 착수했다.
하이퍼튜브 시스템 개념도. (자료=국토부)
국토교통부는 차세대 초고속 육상 교통수단 하이퍼튜브의 핵심 기술인 자기부상 추진 기술 개발에 9일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127억원(2025년 36억8000만원)을 투입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진행되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을 맡는다.
하이퍼튜브는 진공에 가까운 아진공(0.001~0.01 기압) 상태의 튜브 안에서 자기부상 기술로 차체를 띄운 뒤 선로와의 전자기력을 이용해 초고속으로 밀어내는 미래형 교통 시스템이다. 2013년 '하이퍼루프'라는 이름으로 개념이 처음 등장했으며, 한국과 유럽에서는 통상 하이퍼튜브로 불린다.
속도 면에서는 기존 교통수단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최고 시속 1,200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어 비행기(시속 900킬로미터)를 훨씬 앞선다. KTX로 1시간 52분이 걸리는 서울-부산 구간을 20분 이내에 주파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탄소 배출도 거의 없다. 아진공 튜브 외벽에 태양광 패널을 감싸 전력을 자체 조달하면 탄소 배출량이 0에 수렴한다. 날씨 영향도 거의 받지 않아 기상 변화에 취약한 항공기와 차별화된다.
이번 연구개발이 집중하는 분야는 자기부상·추진 기술이다. 네 가지 세부 기술이 동시에 개발된다. 전자석을 포함한 하이퍼튜브 전용 선로(가이드웨이), 차량에 장착하는 고온 초전도 전자석과 극저온 냉각 시스템, 가이드웨이 전자석의 극성을 빠르게 전환하며 추진력을 만드는 주행 제어 기술, 부상과 추진이 가능한 경량화 차체 설계가 그 핵심이다.
하이퍼튜브 기술의 완성에는 이 밖에도 두 가지 기술이 더 필요하다. 극한 환경을 견디는 아진공 튜브 설계·시공 기술과 아진공 상태에서도 승객에게 안정된 승차감을 제공하는 차량 설계·제작 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세 기술 중 첫 번째 단계인 자기부상·추진 기술에 집중한다.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철도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하이퍼튜브 핵심기술 개발 사업 추진 TF'도 꾸려진다. TF에는 GS건설, 한국교통대학교, 한국전기연구원, 초전도산업협회, 한국기계연구원, 가천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산학연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참여하며 연구 성과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이번 연구개발은 철로 위 비행기, 하이퍼튜브 기술의 첫 발걸음으로서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 소멸 위기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고속철도 수입국에서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해 수출국으로 도약한 것처럼, 하이퍼튜브 기술 개발로 글로벌 철도 경쟁 시장을 주도하고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고속 하이퍼튜브 철도인프라 핵심기술 개발’개요. (자료=국토부)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