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기사 안정화 경영개선 기여 <사> 비용증가 도산 우려
택시관련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노사가 커다란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이 대표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심의하다가 노사가 팽팽한 대립을 보이자 지난 5월말까지 노동부와 건교부, 노사가 서로 협의해 대안을 마련할 것을 전제로 일단 유보됐다.
법안심사소위원회는 5월말까지 합의를 이루지못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6월 국회에서 개정안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혀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공산이 크다.
개정안의 골자는 초과근무수당 성격의 초과수입금을 최저임금 판단기준에서 제외하고 정액급여만으로 하자는 것.
대부분의 택시운전기사들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액수의 기본급 및 수당을 받고 자신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회사에 매일 일정액의 '사납금'을 지불하고 남은 돈을 집으로 가져가게 된다. 지금까지는 택시기사의 이런 추가수입을 최저임금에 포함해 판단했으나 개정안은 임금에 포함시키지 않도록 하고 있다.
노조 측은 "택시 노동자들이 추가로 벌어들이는 돈은 그 달의 운에 따른 불안정한 수익"이라며 "실제 받는 월급의 경우 전국의 모든 택시 노동자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책정된 올해 최저임금은 월 72만7천320원. 하지만 2005년도 임금협정서에 명시된 택시기사의 통상임금이 가장 많은 곳인 충청남도 아산을 보더라도 59만5천980원으로 최저임금에 13만원 정도가 모자란다. 서울은 58만5천200원으로 세 번째로 많은 지역이었고 지방으로 갈수록 월급은 더 낮아져 가장 적은 경상북도 경주는 22만원에 불과했다.
전국택시노련 장신호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에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시켜 불이익을 당하는 곳은 특수고용직을 제외하고는 택시노동자 밖에 없다"며 "초과수입금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이 아닌데다, 하루 10시간∼11시간 근무하는 택시 노동자들에게는 초과근로 수당과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임금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택시회사들은 "택시운송업의 특성상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성과급 성격의 초과수입금을 최저임금에서 제외시킨다는 것은 급격한 노동비용 증가를 가져온다"며 "개정안이 통과 시행되면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택시 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할 것"이라며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박복규 전국택시연합회 회장은 "개정안은 현재 사업장의 경영환경 및 지불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택시근로자 임금의 특수성을 불인정하고 노사합의에 근거해 근로자에게 전액 또는 일정비율로 배분되는 초과운송수입금 또는 성과급의 임금성을 왜곡 내지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는 서울의 경우 기본급만 월 14만2천원을 더 부담해야 하고, 여기에 실제 지급하는 제수당과 간접비 등을 합쳐 기사 1인당 23만6천900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며 "사정이 좋지않은 지방의 택시회사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개정안"이라고 주장했다.
박회장은 "특히 매년 최저 임금인상이 이루어질 때마다 회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납금 인상을 추진하게 돼 노사마찰이 일어나고 도급·지입의 확산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최저임금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고 정부가 요금인상, 세제감면 등 재정지원을 통해 택시경영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최저임금법이 개정되더라도 업계가 도산 위기에 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장신호 사무처장은 "오히려 개정안이 통과되면 초과수입금이 고정급화돼 노동자들이 안정화되고 택시경영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최저임금제 적용이 경비원들에 대한 해고와 마찬가지로 오히려 사납금 인상이나 도급·지입의 확산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규모에 따른 단계적 적용'이라는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