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일부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1일부터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을 손해보험사가 아닌 운전자에게 직접 받기로 하고 단체 행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자동차검사정비조합은 "보험사가 지급하는 정비 수가가 너무 낮다"며 "1일부터 보험사와 거래를 끊고 고객과 직접 거래한다"고 밝혔다.
조합의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정비사들의 인건비를 감안하지 않고 수리비를 턱없이 낮게 책정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정비 수가 인상을 요구했지만 보험사들이 성의를 보이지 않아 서울 지역의 490여개 자동차 정비업체가 참여해 고객에게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정비조합은 현재 시간당 1만8천원대인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을 2만3천원대으로 올려달라며 삼성화재 앞 1인시위, 정병걸 조합 이사장의 단식투쟁, 조합원 궐기대회 등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서울정비조합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비요금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책정됐고,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을 웃돈다"며 반박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정비요금 인상률은 32.8%로 물가상승률(27.9%)을 웃돌았다"며 "2005년 하반기에도 25%나 인상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비공임과 시간은 주먹구구식으로 산정하던 것을 과학적 기준에 따라 상호 협의해서 조정한 것이며 정비업계가 과당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보험업계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보업계는 "정비업계의 요구대로 공임비를 21% 인상하려면 보험료를 4~5%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불법으로 가격 담합을 한다면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모두 전가될 것"이라며 정비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와 정비업체 간 분쟁으로 애꿎은 고객만 불편을 겪게 됐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은 정비공장에서 수리 받으면 정비요금만 확인하고 정비공장이 보험사에 요금을 청구했지만 당분간은 고객이 직접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한 뒤 이를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야 보험금을 은행 계좌 등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손보업계는 이번 단체 행동에 실제로 참여하는 정비업체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은 보험사와 정비업체간 개별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조합이 나서서 불법으로 가격 담합을 한다면 공정거래법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손보업계는 20개 미만의 정비업체가 투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각 보험사가 고객의 사고를 접수할 경우 인접 지역의 협력업체로 유도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업계와 손보업계 모두는 정비요금 산정을 놓고 한결같이 소비자를 위한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다하게 수리비를 깎았고 정비업체들도 과다청구 등 잘못된 관행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하고 손해사정사들의 전문성을 높여 과학적 요금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