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부 통제 택시요금체계 무너지나
  • 이명철 기자
  • 등록 2019-06-02 10:14:08

기사수정
  • 각종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등장, 요금 자율화 신호탄?



택시 호출 앱 이용이 보편화되고 각종 플랫폼 택시가 등장하면서 정부가 통제하는 택시요금 체계가 무너질 조짐이다. 사실상 택시요금 자율화가 멀지않았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택시요금은 대중교통요금으로 물가에 영향을 준다는 명목으로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서울시의 경우 요금을 인상하려면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택시정책위원회, 공청회, 시의회,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시장의 결재로 확정된다. 다른 시·도도 대부분 이 같은 과정을 거친다.


서울시는 지난 2월16일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약 6년 만에 택시요금을 인상했다. 심야요금은 3600원에서 4600원으로 1000원 인상됐다.


당초 서울시는 심야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심야 기본요금을 3600원에서 5400원으로 대폭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심야 기본 거리는 2㎞에서 3㎞로, 할증 적용 시간은 밤 12시~새벽 4시에서 한 시간 앞당긴 밤 11시부터 확대할 것을 추진했다.


그러나 “심야 기본 거리를 불필요하게 늘려 요금을 올리면 시민 부담이 크다”는 시의회의 반대로 기본거리 2km를 그대로 두고 기본요금은 4600원으로 인상됐다. 심야 할증시간은 변동 없이 밤 12시~새벽 4시가 그대로 유지됐다. 택시요금 통제가 얼마나 심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런 택시요금체계는 한 달 만에 무색해졌다. 기본 운임 외 부가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택시가맹사업면허를 취득한 ‘타고솔루션즈’가 자동배차를 이유로 추가요금 3000원을 받는 ’웨이고 블루‘(Waygo Blue)의 운행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웨이고 블루는 승객 호출에 따라 자동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의 차량이 배정되고 전문서비스 교육을 받은 운전자가 배치되며 차량 내부에는 스마트폰 충전기 등이 설치돼 있지만 일반택시와 똑같은 중형택시이고 일반택시와 마찬가지로 택시호출 앱 ‘카카오 T’를 사용한다. ‘승차거부 안 할테니 돈 더 내라는’ 그야말로 혁신적 방법(?)으로 택시요금을 인상한 셈이다.


지난해 말 카카오택시는 4000~5000원의 추가요금을 받는 강제 즉시배차 서비스를 도입하려다 좌절된 바 있는데 웨이고 블루를 통해 이를 달성했다. 웨이고 블루가 3000원을 더 낼 만큼 일반택시 서비스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가 웃돈을 지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발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타고솔루션즈는 웨이고 블루에 이어 여성전용 예약 택시 ‘웨이고 레이디’(Waygo Lady)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인데 웨이고 블루처럼 추가요금을 받는 것은 확실하다.


불법논란을 빚고 있는 렌터카알선서비스 ‘타다’의 이용 요금은 탄력요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택시보다 20~30% 높다. 사실상 택시와 똑같은 영업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택시가 요금통제를 받는 것에 반해, 완전한 시장경제논리대로 요금을 결정하고 있다.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의 자회사 VCVN은 준고급 택시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을 곧 선보일 예정인데 요금은 중형 일반택시에 비해 30% 이상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다 프리이엄에도 탄력요금이 적용된다.


서울시와 타다 측은 타다 프리미엄 운행과 관련해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협의가 마무리 수순을 밟으며 최종 인가와 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다는 인천시와도 타다 프리미엄 운행을 협의 중이다.


플랫폼 택시는 지방정부의 승인 없이 운행이 가능하지만 기존 중형이나 모범택시를 고급택시로 변경할 경우 택시사업자(택시법인이나 개인택시)가 지방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타다 프리미엄에 선발된 택시 사업자들을 대표해 VCNC가 인허가 신청 이전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대가 변수다.


서울시의 공공택시 호출 앱 ‘S택시’도 승객이 택시를 지정해 호출하면 강제 배차하는 방식이라 추가요금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6월 한 달 시범운영 중에는 택시비 외 추가 요금이 없으나 서울시는 이 기간을 거쳐 콜비 등 인센티브를 확정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웨이고 블루와 같은 3000원이나 아니면 2000원 정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택시의 콜요금이 2000원 정도로 정해질 경우 웨이고 블루의 추가요금도 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합의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가 현실화돼 차종과 요금규제가 풀릴 경우 택시요금은 급진적으로 자율화 바람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카카오 측이 택시업계에 제안한 고급택시는 차종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구조로, 평균 요금이 최대 3, 4배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고급택시를 가정해 K7이나 그랜저, 카니발을 택시로 운영하면 평균요금은 1.5배, 프레스티지의 평균요금은 2배 정도로 계산했고, 탄력요금제가 허용될 경우를 가정해 요금 상한선을 300~400%로 정했다.


플랫폼 택시가 요금 인상안으로만 구성된다면 정부나 플랫폼택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국회의 협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요금인상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규제혁신 플랫폼택시가 나와 요금제가 다양화되려면 법률이나 시행령, 시행규칙 등의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택시업계가 카풀이나 타다에 분노하는 배경에는 지금까지 정부가 택시를 온갖 규제로 묶어둔 영향이 크다. 택시업계는 자신들이 촘촘한 규제에 막혀 있는 반면, 카풀·타다는 어떠한 규제 없이 편법으로 렌트카 유상 운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누가 봐도 불공평한 게임인 것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택시업계 요구를 지금까지 묵살해온 것이 업계의 분노를 키웠다”며 “똑같이 규제를 하거나, 똑같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런 규제 없이 플랫폼 하나로 택시와 경쟁하는 타다는 이미 불공정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택시요금 책정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자가용 시대의 도래는 이미 오래전 얘기인데다 지하철·버스의 대중교통이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음에도 택시요금을 물가정책의 차원으로 책정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고, 수요·공급의 균형점을 맞추는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택시는 그만큼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가 기존 택시산업에 존재하는 사업구역, 요금, 차종 등의 규제를 해소하고 자율화로 치달리면서 택시 시장 성장과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인지, 아니면 서비스는 그대로인채 요금인상만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해 오히려 택시산업의 퇴보를 가져올 것인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이명철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추석 당일 고속도로 최대 684만 대…귀경 정체 새벽까지 추석 당일인 25일 전국 고속도로에 하루 684만 대 차량이 몰리면서 귀성·귀경 양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6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오전 11시 기준 서울 요금소에서 부산까지 9시간 10분, 목포까지 7시간, 광주까지 6시간 1...
  2.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3.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4.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5.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6.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7.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8.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9.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10.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