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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원인, ‘진공배력장치’때문 추정”
  • 강석우
  • 등록 2013-05-28 23: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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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수 대림대 교수 발표…“현재로선 가설, 추가 검증할 것”
자동차 급발진 사고가 브레이크에 장착된 ‘진공배력장치’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필수 자동차급발진연구회 회장(대림대 교수)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년간 국내 급발진 의심사고 사례 122건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은 브레이크의 배력장치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진공배력장치는 적은 힘으로 브레이크의 제동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다. 진공 펌프를 이용해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힘(답력)을 4∼5배로 키워 차의 제동력을 높이는 안전장치인데 이것이 오히려 급발진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장치가 정상 상황을 벗어나 급발진을 일으키는 환경으로 ‘압력 서지’(Pressure Surge)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들었다.

압력 서지 현상은 오일 파이프라인을 갑자기 폐쇄할 경우 파이프라인 속을 이동하던 유체가 갑자기 멈추면서 순간적으로 압력이 진공 상태로 낮아졌다가 이내 급격하게 치솟는 것을 뜻한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가 발을 떼면 진공배력장치에 의해 흡기다기관(공기나 혼합가스를 실린더에 섞어 넣는 파이프)의 공기압이 낮아지는데 보통의 경우라면 자연스럽게 기압이 균형을 찾는다.

그러나 이때 흡기다기관의 공기압을 낮추는 여러 현상이 중층적·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압력서지 현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 급격히 진공 상태가 되면서 자동차 실린더로 들어가는 공기량을 조절하는 스로틀밸브가 완전히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스로틀밸브의 개방에 비례해 연료가 급격히 분사되면서 차가 급발진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급발진 초기에는 압축공기로 출력을 높이는 ‘터보차저’ 효과로 출력이 급상승해 보통 때처럼 브레이크를 밟아서는 차를 세울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흡기다기관의 압력은 전조등을 점등하거나 에어컨을 켜는 동작 등 다양한 차량 작동 과정에서 변화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디젤 엔진의 경우 진공배력장치가 별도의 진공펌프에 연결돼 있어 구조적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없는 반면 대부분의 가솔린 또는 LPG(액화석유가스) 엔진은 이 장치가 흡기다기관에 연결돼 있다.

김 교수는 “2012년 급발진 의심사고를 엔진 유형별로 보면 94.4%가 가솔린·LPG 차량이었고 디젤 차량은 5.6%였다”며 급발진의 원인을 진공배력장치로 지목한 근거로 들었다.

또 급발진이 브레이크 페달의 조작에서 발생하는 만큼 브레이크를 자주 밟았다 떼는 운전 습관도 급발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앞으로 신차에는 별도의 전자식 진공펌프(EVP)를 달아 급발진을 통제하고 기존 차량은 예전에 쓰던 가속페달 연결 케이블을 이용해 급발진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현 단계에서 이 이론은 하나의 가설”이라며 “정부(국토교통부)나 자동차 제조사 등과 함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검증하면 수개월 안에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급발진에 대해 ‘운전자의 실수다, 아니다’ ‘급발진이 있다, 없다’ 등 논란이 많았는데 운전자 실수도 75% 이상 존재하지만 급발진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체는 수긍하기 힘들다는 자세다.

완성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공기처럼 질량이 가벼운 물질로 인해 압력 서지 현상이 생긴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설령 발생한다 해도 웬만한 힘으론 움직이기 힘든 스로틀밸브를 압력 서지로 열리게 한다는 것도 수긍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 교수 측이 공개검증에 동의한다면 얼마든지 가설을 검증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의혹을 없애기 위해 김필수 교수 측이 같이 검증을 하자고 한다면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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