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슈]자율주행 택시 2대 달리는 동안···웨이모는 누적 2000만 번 탔다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8-07 17:40:01

기사수정
  • 카카오, 4월 유료 전환 두 달 만에 이용 1000건·차량은 2대
  • 웨이모 10개 도시 주당 50만 회·바이두 누적 2200만 건(2026년 4월)
  • 국내 시범지구 한정·안전요원 동승 의무···데이터 축적 막혀

오후 11시가 넘은 강남역 일대. 스마트폰으로 카카오T 앱을 열면 자율주행 택시 호출 버튼이 뜬다. 차가 도착하면 운전석엔 사람이 없다. 조수석엔 안전요원이 앉아 있다. 강남구 시범운행지구 안에서만, 평일 심야에만 탈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표지판. 이 구역을 달리는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택시는 평일 심야에만 운행한다. 한낮의 도로는 여전히 사람이 운전한다. (사진=교통일보)국내 민간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가 본격화한 건 올 봄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4월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쏘카와 크래프톤은 5월 국내 최대 규모인 1500억원짜리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세웠다. 투자와 서비스가 동시에 출발선에 선 시점에서, 미국·중국과의 간격은 이미 수천만 건 단위로 벌어져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료 전환 두 달 만에 누적 이용 1000건을 돌파했다. 운행 차량 2대 기준으로 하루 평균 12건, 차량 1대당 6건꼴이다. 서비스 구역은 강남역·압구정역·선정릉역·봉은사역·대치역·개포동역·양재역 일대로 한정된다. 요금은 거리와 무관하게 시간대별로 5800원 또는 6700원이 적용된다.


미국과 중국은 다른 단계에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 웨이모는 2026년 3월 말 기준 미국 10개 도시에서 주당 50만 회의 완전 자율주행 탑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같은 해 5월 기준 누적 운행 횟수는 2000만 회를 넘어섰다. 중국 바이두의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는 2026년 4월 기준 전 세계 27개 도시에서 누적 2200만 건의 탑승을 기록했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3억㎞를 상회한다.


격차의 구조적 배경은 규제다. 국내에서는 자율주행차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시범운행지구 내 특정 노선에서만 여객 운송이 허용된다. 시범운행지구는 초기 6곳에서 현재 34개 지구로 늘었지만, 운행 가능 구역이 노선 단위로 제한돼 있어 충분한 주행거리 확보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시범사업을 통해 우한·베이징·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방대한 실도로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실도로 운행으로 데이터를 쌓고, 이를 다시 AI 성능 향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술 고도화로 간격을 좁히겠다는 입장이다. AI 모델이 센서와 카메라 정보를 학습해 인지부터 판단·제어까지 자율주행 전 과정을 수행하는 E2E(End-to-End) 자율주행 기술을 연내 강남 심야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용 차량 확보를 위해 기아와 목적기반차량(PBV·특정 용도에 맞게 설계된 전용 차량) 공급 및 기술 협력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쏘카와 크래프톤의 합작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는 데이터로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쏘카가 15년간 2만5000대 카셰어링 차량에서 수집한 실주행 데이터와 크래프톤의 피지컬 AI(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AI)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하루 약 110만㎞의 실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파이프라인을 이미 구축했고, 22만 건의 사고 데이터도 AI 학습에 투입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했다.


풀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정부는 2027년 레벨4(고속도로 등 제한적 환경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하는 수준)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규제 혁신 과제 40개를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차량에는 안전요원이 동승해야 하고, 운행 구역 확대도 서울시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시대, 자율주행은 어떻게 일상이 되는가' 토론회에서 "보험·안전 제도나 민관 협력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자율주행은 더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서비스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차량 2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유료 전환 이후 두 달 만에 거둔 실적"이라며 "이용자들이 자율주행 택시를 단순 체험을 넘어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이동 서비스로 수용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강남 도심에서는 오늘 밤도 2대의 차가 심야 도로를 달린다. 웨이모가 10개 도시에서 주당 50만 번을 소화하는 시각, 강남역 승강장엔 차 한 대가 조수석 안전요원을 태우고 손님을 기다린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1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부산 향하던 화물열차 탈선…경전선 13시간 만에 복구 경전선 화물열차 1량이 궤도를 이탈하면서 열차 20대가 한때 운행을 멈췄다가,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에 복구가 완료됐다.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 31분경 경전선 낙동강역~한림정역 구간(하선 방향)에서 화물열차 맨 뒷 차량이 분리·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열차는 이날 오후 2시 24분 오봉역을 출발해 부...
  2. 부산시의회, 동서고가로 협약 동의…사상~해운대 고속도로 탄력 부산의 서쪽과 동쪽을 잇는 제2대심도인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그간 사업 추진의 현안 과제로 꼽혀온 동서고가로 처리방안 관련 협약안이 부산시의회의 동의를 받으면서 고속도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부산시는 지난 11일 시의회에서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동서고가로 처리방안 관련...
  3. [속보]서울 시내버스 노사 2차 조정 결렬…16일 첫차부터 총파업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16일 새벽 멈춘다. 노사가 8시간 넘게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5일 오후 2시부터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오후 10시께 조정이 최종 결렬됐다.노조는 16일 오전 4시 총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이 시작되..
  4. "연봉 8500만 원" vs 실제 원천징수 5554만 원…버스 기사 임금 논쟁 실체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을 앞두고 버스 기사 연봉을 둘러싼 숫자 공방이 뜨겁다. 사측이 "최고 8500만 원"을 내세우는 반면, 노조는 실제 원천징수영수증을 공개하며 정면 반박했다.15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웠다. 조합은 앞서 부산 등 다른 광역시 수준인 10.32% 인상안을 먼저 제안했.
  5. [이슈]파업은 막았지만 '통상임금'은 미해결…새벽 극적 타결, 갈등 씨앗 남겨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6일 새벽 극적으로 합의하며 파업을 피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핵심이었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문제는 끝내 해결되지 않은 채 불씨로 남았다.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6일 새벽 1시 50분께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안을 받아들여 2026년도 임금협약에 최종 합의했다. 전날 .
  6. 서울 시내버스 파업 전면 철회…16일 첫차부터 정상운행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며 파업이 전면 철회됐다.서울시는 16일 시내버스 노사간 임금협상 합의에 따라 이날 첫차부터 전 노선이 평상시와 같이 정상 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앞서 노사 양측은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 돌입, 이튿날 새벽 1시 50분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점을 ...
  7. [단독]"수학여행 안전사고 방지에 최선"…서울전세버스 이사장이 꼽은 지원 사각지대와 남은 숙제 시내버스 파업이 나면 시민 발이 되고, 아이들 통학을 매일 책임진다. 그러나 속초 사고를 막을 AI 안전장치는 비용 문제로 달지 못하고 있다. 서울 내 공영차고지는 단 한 곳도 없다. 25년 만에 유가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지만, 전세버스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교통일보는 지난 16일 오성문 서울특별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
  8. 2차 교섭 D-1…"파업 반대" 현수막 단 서울 버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서 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오는 15일 오후 2시 2차 교섭을 진행한다.  추석 연휴(24~27일)를 열흘 앞둔 16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법정 조정기간이 끝나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해 서울 시내버스 전 노...
  9. [이슈]대법 판결 해석 놓고 노사 정면충돌…서울시내버스 파업, 오늘 밤 9시가 데드라인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놓고 '거짓말' 공방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조정이 결렬되면 16일 새벽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시내버스 노사 2차 조정회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은 이날 밤 9시를 사실상의 협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유재호 ...
  10. 10월부터 KTX 두 달 전 예매 가능…외국인도 항공권 살 때 기차표 함께 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항공권을 살 때 국내 기차표를 함께 살 수 없다는 불편이 제기되자, 정부가 철도 승차권 예매 가능 시점을 출발 2개월 전으로 앞당긴다. 외국인 전용 다국어 서비스와 간편결제 수단도 함께 확대된다.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와 한국철도공사(사장 김태승)는 10월 1일부터 KTX 등 철도 승차권 예매기간을 출발 1개월 전에서 2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