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정비요금공표 놓고 연합회-수도권 따로따로
자동차검사정비업계가 정부의 보험 정비요금 공표를 놓고 똑같은 주장을 하면서도 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험 정비요금의 조속한 공표를 촉구하는 똑같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따로따로 행동하고 있는 것.
자동차검사정비업계는 최근들어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와 수도권 조합으로 분열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연합회는 얼마전 경기도제1조합이 탈퇴, 완전히 지방조합 중심으로 운영하게 됐다.
경기도제1조합의 연합회 탈퇴에 따라 연합회 탈퇴 조합은 서울, 경기, 인천, 광주조합에 이어 5개 조합이 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조합의 1/3, 조합원 업체수(4200여개사)의 절반(2000여개사)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특히 수도권의 서울, 경기, 인천에 이어 경기도제1조합까지 연합회를 탈퇴, 수도권이 갖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볼 때 연합회는 반쪽 연합회로 전락한 셈이 됐으며 대표성을 인정받기 어렵게 됐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는 최근 수년간 정병걸 회장의 직무수행과 관련, 갈등과 분열이 거듭돼 왔다. 최근에는 국토부의 보험 정비요금 공표를 놓고 "국토해양부는 보험 정비요금을 조속히 공표하라"고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관철하기 위해 따로 따로 행동하고 있다.
연합회는 지난 3월12일부터 24일까지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보험 정비요금 공표 촉구를 위한 천막집회를 벌였다. 천막집회는 연합회 보험대책위원과 시·도 조합 이사장 및 전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연합회는 이와는 별도로 전국규모의 정비가족 총궐기대회를 두차례 개최하려고 했으나 연달아 무산됐다. 지방 조합이 주축이 된 연합회가 최소한 수천여명이 참석해야 효과를 발휘하는 전국규모의 궐기대회를 개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후문이다.
연합회 탈퇴 조합들은 서울·경기·인천 등이 주축이 돼 연합회와 별도로 보험 정비요금의 조속 공표를 촉구하는 행사를 가졌다. 수도권 조합들은 지난 3월19일과 27일 서울역 광장에서 각각 조합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對)정부 투쟁 궐기대회를 열었다. 수도권 조합들은 오는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연이어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합회와 수도권 조합은 대외 정책건의활동도 따로따로 추진해 관련기관들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똑같은 내용의 건의서와 탄원서가 연합회와 수도권 조합의 이름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 관계자는 "똑같은 건의사항을 두 곳에서 받다보니 여간 혼란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쨌든 업계의 대표성을 가진 전국 연합회를 무시할 수 없고, 수도권 조합들도 외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똑같은 목소리가 두 곳에서 갈라져 나오는 것은 힘을 분산시켜 효과면에서 크게 떨어질뿐 아니라 경제적 낭비를 초래한다. 정비업계가 단합되지 못하고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연이야 어쨌든 연합회장 및 시·도 조합 이사장들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이 일선 조합원들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