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보기 좋고 찾기 쉽게”…서울 지하철 노선도 40년 만에 확 바뀐다
  • 하목형 기자
  • 등록 2025-04-16 16:01:42

기사수정
  • 1~9호선 ‘호선별 노선도’ 전면 재디자인…색약자 배려, 역 번호 표기 등 편의성↑
  • 서울 대표 명소 14곳 픽토그램 적용, MZ세대 감각 담은 ‘서울알림체’ 첫선
  • 여의도역에 세계 최초 투명 OLED 영상 노선도…하반기부터 순차 적용

1974년 1호선 개통 이후 40여 년간 서울 시민의 발이 되어준 지하철 ‘호선별 노선도’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복잡하게 얽힌 지하철 노선을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표준 디자인 체계를 구축,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 변경 전후 모습 (서울시 제공) 

새롭게 디자인되는 ‘단일노선도’는 지하철 차량 내부, 승강장, 안전문 등에 부착되는 각 호선별 노선도로, 역명(한, 영, 중, 일), 환승 정보, 편의 시설 등을 담고 있다. 기존 노선도는 중요한 지리 정보 파악이 어렵고, 호선별 표기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 이용객들의 불편을 야기해 왔다. 특히, 길게 이어진 1호선의 경우 표준화된 디자인 부족으로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디자인 전문가 자문과 수차례 검토를 거쳐 내외국인 모두에게 직관적인 ‘신형 단일노선도’ 표준 디자인을 개발했다. 새로운 노선도는 가로형, 세로형, 안전문 부착형 등 3가지 형태로 제작된다. 


최성호 서울시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단일노선도는 약자동행 디자인 원칙을 반영하여 서울의 통일된 이미지를 전달하고, 새로운 서체인 ‘서울알림체’를 활용해 가독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진열 국민대학교 AI 디자인학과 교수 역시 “개선된 디자인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지하철 이용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형 단일노선도’의 가장 큰 특징은 색각이상자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색상 체계와 신호등 방식의 환승 라인 표기다. 또한 외국인 이용객을 위해 역 번호를 명확하게 표기하고, 서울과 타 지역 경계, 한강 위치 등 주요 지리 정보를 반영하여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핵심 정보 위주로 간결하게 디자인하여 노선도의 인지도를 높인 점도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청, DDP, 남산서울타워 등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14개 대표 명소의 독창적인 픽토그램을 개발하여 노선도에 적용하고 관련 굿즈도 제작할 예정이다. 이는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며, 서울의 매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 파리 올림픽의 사례처럼, 픽토그램은 도시의 개성과 문화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 변경 전후 모습 (서울시 제공) 특히, 이번 신형 단일노선도에는 서울시가 새롭게 개발한 ‘서울알림체’가 최초로 적용된다. MZ세대의 감각을 담은 ‘서울알림체’는 자연스러운 손글씨 형태와 부드러운 곡선이 특징으로, 작은 글씨로 표기된 역명 등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 지하철 정보 안내 체계를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려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적인 시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서울시는 세계 최초로 여의도역 5호선 승강장 안전문에 투명 OLED를 설치하여 영상 형태의 노선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투명 OLED 패널 32대가 설치될 예정이며, 기존 안전문의 개방감을 유지하면서 노선 정보, 운행 방향, 비상 탈출 안내 등을 제공하여 시민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용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이 투명 OLED 설치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진행되며, 운영은 서울교통공사가 담당한다.


한편, 서울시는 이미 지난 2023년 23개 노선 624개 역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새로운 ‘서울지하철 노선도’를 개발하여 전 노선과 역사에 적용을 완료한 바 있다. 고령자와 색각 이상자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 ‘8선형’ 디자인을 적용하여 실제 역을 찾는 시간과 환승역 길찾기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신형 전체 노선도는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이번 신형 단일노선도는 기존 전체 노선도의 ‘약자 동행’ 디자인 원칙을 계승하여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며, “향후 전동차, 승강장뿐만 아니라 굿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신형 전체 노선도와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디자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서울의 글로벌 도시 위상 강화와 관광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TAG

프로필이미지

하목형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강남 30분 시대”라더니…김포에 돌아온 건 반쪽 ‘서울역 직결’ 김포 정치권과 지자체는 GTX-D 서울역 직결안 통과에 환호했지만, 시민이 기대한 ‘강남 직결’은 빠진 채 확정됐다. 강남 수요와 도시 성장 전망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김포시민이 기대한 건 ‘강남 30분 시대’였다. 정치인들은 수년간 이를 내세워 지역 여론을 달궜고,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일명 GTX-D 선행구간)이 강남까...
  2. 대구 개인용달 화물차 ‘생계 위기’…택배 전환·번호판 충당 해법 모색 [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대구지역에서 운행 중인 1톤 개인용달 화물차들이 과잉 공급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으로 생계 위협에 직면했다. 업계는 택배 전환과 번호판 충당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며, 용달·택배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생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지역 용달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개인용달 차량이 과도하...
  3. 더현대 광주, 북구-광주시 충돌…정준호 의원 “복합쇼핑몰 교통문제, 국회가 조정자 역할 나서야” 광주 북구가 ‘더현대 광주’의 건축허가를 조건부 승인했지만, 교통 인프라 개선을 두고 광주시와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건축허가는 북구가 맡았지만, 교통대책 수립과 예산 편성 권한은 광주시에 있어 두 기관 간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 해당 사업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터에 연면적 27만3천895㎡(지하 6층·지상...
  4. 애플페이 교통카드, 한국 대중교통 바꿀까?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도 교통카드를 쓸 수 있는 시대다. 애플페이가 한국 대중교통에 정식 적용됐지만, 기능적 제약과 정책 연계 미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2025년 7월 22일, 애플과 티머니가 애플 월렛에 티머니 교통카드를 공식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아이폰과 애플워치 사용자도 스마트기기 하나로 전국 대중교통을 이용...
  5. 서울 지하철 부정승차, 끝까지 징수…우대·기후동행 돌려쓰기 집중 단속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부정승차에 법적 조치를 병행하고, 우대용·기후동행카드 부정사용에는 과학적 단속 시스템을 도입했다.7일 공사는 부정승차를 단순 위반이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로 간주해, 소송부터 강제집행까지 끝까지 책임을 묻는다고 밝혔다. 통합 이후 지금까지 130여 건의 소송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22건...
  6. 서울시, 외국인 대상 택시 바가지요금 100일간 특별단속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택시의 부당요금 요구, 승차거부, 불친절 등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100일간의 집중 단속에 나섰다.서울시는 여름 휴가철과 관광 성수기를 맞아 외국인 택시 민원을 해소할 특별 대책을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인천·김포공항, 명동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단속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승차거부...
  7. 신규 운면허 취득자 2년째 감소세…청년층 "기후동행카드면 충분"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가 2년 연속 급감하면서 전국 운전면허학원이 매월 2-3곳씩 폐업 위기에 처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신규 면허 취득자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80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기후동행카드면 충분하다"는 인식이 업계 존폐를 위협하고 있다.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08만명이던 신규 운전...
  8. TS '오늘도 무사고' 캠페인 100일, 전국 안전문화 확산 성과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4월 30일 출범한 범정부 교통안전 캠페인 '오늘도 무사고'가 100일을 맞아 전국 14개 지역본부에서 232회 현장 캠페인을 실시하고 1만2천여 명의 국민이 참여하며 전국적인 교통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번 캠페인이 기존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교통안전 홍보에서 벗어나 ...
  9. 8.15 광복절 세종대로 18시간 전면차단…폭주차량 특별단속도 서울경찰청은 제80주년 광복절 기념행사로 인해 15일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18시간 동안 세종대로(적선로~세종로) 일대를 양방향 전면 통제하고, 동시에 폭주·난폭운전 차량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세종대로 등 교통통제는 총 3단계로 나눠 실시된다. 1단계는 지난 10일 오전 0시부터 16일 오후 ...
  10. ‘나중에 돌려드릴게요’ 복지이직금 900억 미지급…서울개인택시조합, ‘폰지 사기’ 논란 서울개인택시조합의 복지이직금 제도가 회비에 의존한 순차 지급 방식으로 운영되며, 누적 미지급금이 900억 원(2025년 8월 기준)을 넘어섰다. 신규 회비로 기존 수급자의 이직금을 충당하는 구조가 ‘폰지 사기’와 유사하다는 지적 속에, 이사장 교체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제도 개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복지이직금은 개인택시 기사가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