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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앞날은?…인도 마힌드라 신규투자 철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04-06 21: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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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추가지원 없이 생존 힘들어…국내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신규투자 철회로 지난 2009년 법정관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가 쌍용차 철수 신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해 34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20171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7492억원, 자본총계는 4031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에 빠지며 실적과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올해도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1분기 내수는 전년 대비 36% 감소한 17517, 수출은 5.5% 증가한 6622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량은 전년보다 28.2% 줄어든 24139대에 그쳤다.

 

지난 2011년 최대주주(지분율 74.65%)로 올라선 인도 마힌드라는 벼랑 끝에 몰린 쌍용차를 구하기 위해 여러 차례 구원투수로 나섰다.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013800억원, 2019500억원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2300억원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지난 3(현지시간) 특별이사회를 열어 코로나19로 여러 사업의 자본 배분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쌍용차에 지원하기로 한 신규 자본 투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쌍용차의 사업 운영을 위해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쌍용차는 물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산은이 보유한 쌍용차 채권은 1900억 원가량이고, 7월 대출금 90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쌍용차의 전체 차입금 규모는 4100억 원이다. 마힌드라가 앞으로 3개월간 4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결국 한국에서 손을 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당초 마힌드라는 총 42300만 달러(5228억 원)를 쌍용차에 투입해 2022년 회사를 흑자전환시키겠다고 밝혔었다. 약속한 직접 투자액이 2300억 원이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이 자금의 수혈을 거부하면서, 쌍용차는 산은의 추가 지원 없이는 생존이 힘든 상태가 됐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가 쌍용차 철수 신호로 해석되는 것은 경계했다. 쌍용차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마힌드라그룹이 400억원 운영자금을 투입하면서 한국 시장 철수 의혹을 불식시켰다당초 예정된 신규 자금 지원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경영쇄신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자체적으로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약속한 400억원으로는 한 달 고정비 감당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 재무제표에 따르면 한 달 고정비만 500억원에 달한다. 당장 오는 7월 산업은행에 단기 차입금 900억원도 갚아야 한다.

 

일단 정부는 쌍용차 지원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쌍용차가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쌍용차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등 외자계 기업이 우선 문제다. 내수시장 정체에, 경직된 노사관계에 따른 고비용·저생산 구조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가 가동률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편, 쌍용차 노조는 오는 8일 평택공장 노조 대회의실에서 이번 신규 투자계획 철회와 관련,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정이 어려워진 만큼 강력한 대책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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