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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야간할증시간 왜 0시~4시일까요?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8-07-11 16: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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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행금지 해제 따른 행정편의주의 산물...이젠 현실에 맞게 고쳐야


▲ 야간에 택시를 잡기 위해 차도까지 나와있는 시민들 모습.


택시요금 할증시간은 왜 밤 12(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로 정해졌을까요? 그 시간에 택시잡기가 어려워서일까요? 아니면 심야에 고생하는 택시기사에 대한 보상일까요? 0~4시로 정해진 합리적인 근거와 기준은 사실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야간통행금지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실감나지도 않을 것입니다. 광복직후인 194598일 서울과 인천을 시작으로 야간통행금지가 약 37년간 실시된 적이 있었죠. 국가안보차원에서요 ㅋ . 이런 조치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서슬 시퍼렇던 5공 시절인 1982160시를 기해 전면 해제됐는데 이와 관련돼있습니다.

 

, 야간통행금지시간이 해제되면서 그 시간이 택시요금 할증시간으로 정해진 것입니다. 그 당시 택시요금은 전국단일제 요금으로 교통부(후에 건설부와 통합돼 현재의 국토교통부)가 정했습니다. 교통부는 통금 해제에 따른 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택시요금 할증시간을 통행금지 시간에 맞춰 정한 것입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행정편의주의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존 통행금지시간=택시요금 할증시간참 쉽죠? 그 당시에는 뭐 택시가 어떻게 운행되는지 알 수도 없어서 즉, 데이터가 없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하죠. 그런데 이것이 36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인 것은 정말 놀랄만한 일입니다.

 

지금은 택시정보시스템(STIS)에 의해 주행거리, 영업거리, 차량의 위치는 물론 승하차 횟수, 결제금액, 결제수단 등 모든 것을 죄다 알 수 있는 세상입니다. 다시 말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현재의 할증시간이나 요금이 합리적으로 책정됐는지 그렇지 않은지, 또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야간시간대 택시잡기가 힘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물론 공급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요. 하지만 할증시간과 요금을 효율성 살리는 방향으로 조정한다면 택시공급수요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현재 할증시간과 요금은 통행금지 해제에 따른 행정편의주의 산물이니까요.

 

실제로 제가 택시를 타보면 밤 11시쯤 되면 벌써 택시잡기가 어려워집니다. 자정 전후가 특히 어려워져 웃돈이라도 주고 택시 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그러다가 1시간 정도 지나면 또 다시 빈차가 많아집니다. 현재의 할증시간과 요금이 올바르게 작동되고 있는지 철저한 분석과 검토가 필요하며, 개선할 수 있다면 개선해야겠지요. 방대한 데이터 량이 확보된 지금에 와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 택시요금체계가 엄청 복잡한 도시가 많으며, 야간할증시간과 할증요금은 각 도시마다 각각 다릅니다. 같은 일본이라도 도쿄는 할증시간이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5시까지, 오사카는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5시까지입니다. 할증요금은 동일하게 20%를 적용합니다.

 

뉴욕은 저녁 8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할증요금으로 0.5달러를 더 받습니다. 런던은 전화예약,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같은 복잡한 날, 히드로공항 갈 때 할증요금을 받습니다. 세계적으로 택시요금체계가 복잡한 싱가포르는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50%를 할증합니다. 같은 동남아권이라도 태국은 할증요금이 아예 없습니다.

 

지하철과 버스환승체계의 발달로 택시수요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나 야간의 특정 시간과 특정 장소에서는 택시잡기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이제 36년전 통행금지 해제와 함께 행정편의주의로 만들어진 택시할증시간과 할증요금을 손볼 때가 됐습니다. 아니, 한참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개선됐어야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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