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슈] 경기도 버스 협상, 왜 반쪽 타결에 그쳤나… 행정 이원화와 조합 분산 이중 딜레마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5-11-07 12:01:25

기사수정
  • 대광위 빠진 협상… 수도권 교통 하나인데 행정은 둘
  • 시공공·도농공·공공버스·대광위 4체계, 단일 교섭 창구 부재
  • 전문가 “행정 일원화와 조직 통합 없이는 2027년 통합도 공허”

경기도 전역을 멈춰 세울 뻔한 버스 파업은 지난 10월 1일 막판 협상으로 가까스로 타결됐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에는 도내 모든 노선이 함께 앉지 못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광역버스, 즉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관할 노선이 빠지면서 ‘반쪽 타결’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버스 운행을 마치고 차량기지로 돌아온 경기도 일산 지역 시내버스 기사.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이번 협상은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와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이 주도하고, 경기도청이 조정자로 나선 3자 구조였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준공영제 확대를 요구했고, 경기도는 14시간의 조정 끝에 임금 8.5% 인상과 2027년 통합 전환을 약속했다. 


하지만 협상 대상은 경기도가 직접 관리하는 시내·농어촌·공공버스에 한정됐다. 대광위가 관할하는 광역버스 노선은 중앙정부 소관이라는 이유로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광위는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행정기관으로, 광역버스(M버스·직행좌석 등)의 노선 인가와 운행비를 직접 관리한다. 김포·고양·하남 등 수도권 주요 도시의 출퇴근 노선이 여기에 속한다. 


문제는 이 노선들 역시 경기도민의 생활노선이라는 점이다. 생활권은 하나인데 행정 주체가 다르다 보니, 임금·근무조건·보전금 산정이 각각 다르게 움직인다. 그 결과 같은 경기도 기사라도 급여 기준이 달라지고, 협상 내용이 전 지역에 일괄 적용되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발생한다.


현재 경기도 버스 체계는 시공공·도농공·공공버스·대광위 등 네 갈래로 나뉜다. 시공공은 시 단위에서 관리하는 도심형 노선, 도농공은 도가 보전금을 지원하는 농어촌 노선, 공공버스는 경기교통공사가 위탁 운영하는 준공영제 모델이다. 


여기에 대광위가 중앙정부 주도로 운영하는 광역버스 체계가 더해지면서, 경기도 버스 행정은 지방과 중앙이 뒤섞인 복잡한 형태를 띠게 됐다.


이처럼 행정이 이원화되면 협상도 분리된다. 경기도는 도 단위 노선을 조정할 수 있지만, 중앙기관인 대광위에는 개입할 권한이 없다. 대광위 역시 도 단위 협상에 참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 행정적으로는 분리된 구조지만, 교통망은 하나로 이어져 있어 결과적으로 ‘정책은 따로, 현장은 함께’ 움직이는 모순이 발생한다.


지난 10월 1일 오전, 최종 조정회의에서 임금협상을 타결한 노사 양측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 내부의 버스 단체 구조 역시 지나치게 복잡하다. 시내·농어촌·공공·광역버스 사업자가 각각 다른 조합과 협의체로 구성돼 있고, 노조도 여러 계열로 나뉜다. 


이로 인해 중앙정부가 대광위 차원의 협상 테이블을 열려고 해도, “누가 공식 상대방이냐”를 명확히 하기 어렵다. 결국 행정 이원화(법적 분리)와 조합 다원화(현장 분산)가 맞물리며, 단일 협상 구조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포운수·선진버스 등 대광위 소속 일부 업체는 이번 인상안을 수용하지 못했다. 경기도 노선은 합의됐지만, 광역버스 노선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도민 입장에서는 파업이 끝났는데도 출퇴근 주요 노선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2027년까지 모든 노선을 준공영제로 통합하겠다고 밝혔지만, 행정 구조와 조직 체계가 정비되지 않으면 실행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통합협의체’는 논의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대광위가 참여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 구속력은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임금 갈등이 아닌 행정 구조의 실패로 진단한다. 교통정책 전문가들은 “경기도와 대광위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를 먼저 바로잡아야 준공영제 확대도 실효를 가질 수 있다”며 “중앙과 지방, 노조와 조합이 함께 참여하는 단일 협상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기도 한 광역버스 업체 관계자는 “경기도 버스 관련 단체와 조합이 너무 많아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어렵다”며 “노선마다 관리기관이 달라 행정 절차가 길어지고, 현장에서는 피로감이 쌓인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와 대광위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에서는 협상 자체가 매번 임시봉합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정부나 지자체를 상대로 유리한 협상 테이블을 만들려면, 각 조합이 하나의 창구로 의견을 모으고 행정 절차도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추석 당일 고속도로 최대 684만 대…귀경 정체 새벽까지 추석 당일인 25일 전국 고속도로에 하루 684만 대 차량이 몰리면서 귀성·귀경 양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6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오전 11시 기준 서울 요금소에서 부산까지 9시간 10분, 목포까지 7시간, 광주까지 6시간 1...
  2.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3.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4.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5.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6.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7.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8.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9.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10.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