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비전없는 택시조합, 구독 변화의 물결을 감당할까... '카카오 T 멤버스’, ‘우버 원’ 출시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5-08-29 12:33:18

기사수정
  • 카카오 T 멤버스·우버 원, 월 4천 원대 구독 서비스로 확산
  • 일본·미국 조합은 협업과 제도 개선으로 대응
  • 조합원들조차 '비전 부재' 지적… 내부 현안에 매몰된 택시조합

카카오모빌리티와 우버코리아가 각각 ‘카카오 T 멤버스’와 ‘우버 원’을 출시하며 모빌리티 시장은 구독경제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연합회)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연합회)는 데이터와 전략 없이 기존 현안 반대에만 매달리며, 소비자와 정부 모두에게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광화문 일대를 달리는 카카오 T 택시.

카카오모빌리티는 2025년 8월 27일 ‘카카오 T 멤버스’를 정식 출시했다. 월 4,900원의 ‘이동 플러스’와 5,900원의 ‘내 차 플러스’는 택시·바이크 할인과 포인트 적립, 주차·대리운전 혜택을 묶어 제공한다. 


글로벌 플랫폼 우버도 ‘우버 원’을 내놓으며 한국 시장에 도전했다. 요금은 월 4,900원, 연간 49,000원으로, 배달과 택시를 아우르는 구독형 모델이다. 이는 단순 호출을 넘어 이용자 충성도 확보와 서비스 다양화를 겨냥한 전략이다.


반면 전국개인택시연합회와 전국택시연합회는 개인·법인 기사 수십만 명을 대표하는 단체지만, 구독형 서비스 확산에 대한 분석이나 대응 전략은 내놓지 못했다. 호출 수수료 인상이나 플랫폼 종속 구조 등 기존 현안에 대해서만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고, 새로운 서비스 모델에 대한 대안 제시에는 소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왜 조합은 대안 없이 반대만 하나”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국제 사례는 분명히 다르다. 일본 도쿄의 주요 택시조합은 ‘Japan Taxi’ 앱을 운영사와 통합한 ‘GO’ 앱과 협력해 결제·포인트 서비스를 접목하며 택시 경쟁력을 높였다. 앱과 조합이 기능적으로 연계돼 제도 개선과 서비스 혁신을 동시에 추진한 것이다.


뉴욕 옐로캡 조합은 Uber·Lyft 확산기에 규제당국과 협의해 요금 규제를 조정하고, 자체 호출 앱을 선보였다. 나아가 2022년부터는 우버와 연계해 노란택시를 앱에 통합하며 공급 안정과 서비스 다양화를 확보했다. 이는 국내 연합회가 보여주지 못한 전략적 적응 사례다.


소비자 여론도 뚜렷하다.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40대 이용자의 60% 이상이 “할인과 편의성 때문에 플랫폼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구독 서비스에 대해서는 “월 5천 원대라면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연합회는 이런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며, 소비자에게 “왜 대안은 없는가”라는 불신을 남기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플랫폼과 협상에서 연합회의 영향력을 크게 보지 않는다. 요금 인상이나 부제 해제 논의에서는 일정한 압박이 가능했지만, 구독형 서비스처럼 소비자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모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국토부는 정책 검토 과정에서 플랫폼이 주장하는 편익을 수치로 따져보려 한다. 그러나 연합회는 이를 반박하거나 업계 불이익을 데이터로 제시하지 못해, 향후 정책 협상 과정에서 설득력을 확보하기보다 밀릴 가능성이 크다.  


구독 서비스가 개인·법인택시에 미칠 영향은 엇갈린다. 개인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구독 회원에게 제공되는 우선 배차나 할인 혜택 덕분에 호출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혜택이 카카오 블루·벤티·블랙 같은 프리미엄 택시에 집중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구독 회원들이 “추가 요금 없이 프리미엄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선호할 경우, 일반 개인택시 호출은 줄어들 수 있고 기사들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법인택시는 대량 운행 구조 덕분에 피크타임 수요를 흡수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평점 기반 배차제도가 강화되면 일부 법인택시 회사는 배차에서 밀려날 수 있다. 또한 구독료 혜택이 회사와 플랫폼 중심으로 배분될 경우 기사 개인의 소득 증가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구조적 파급효과를 낳는다. 플랫폼은 구독료라는 고정 수익을 확보해 호출 수수료와 이중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기사·법인 모두에게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 동시에 프리미엄 서비스 중심의 배차가 확산하면, 멤버십을 받는 기사와 그렇지 못한 기사 사이의 소득 격차가 커질 수 있다. 결국 조합과 노조는 “플랫폼 수익 독점”을 문제 삼으며 제도 개선 요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과 업계의 충돌은 되풀이되고 있다. 2019년 카카오T 호출 수수료가 0~1,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늘면서 택시업계 반발이 거세졌다. 기사들은 “추가 요금이 기사 수입이 아닌 플랫폼 몫으로 간다”고 반발했고, 개인택시 조합은 “수수료 때문에 일반 호출이 줄고 프리미엄 호출로 쏠린다”고 주장했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입구. ⓒ교통일보 전국택시연합회도 “플랫폼 종속”을 경고하며 공정위가 2021년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를 조사했다. 이어 2025년에는 카카오T블루 가맹본부가 앱을 쓰지 않은 운행에도 일괄 수수료를 부과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 38억8,200만 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 제재 차원일 뿐, 택시 업계와 플랫폼 간의 실질적 합의나 상생 협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연합회가 그간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기본요금 인상 요구, 부제 해제 건의, 호출료 규제 요구 등 일부 정책 대응에는 관여했다. 그러나 이는 산업 혁신이나 장기적 비전을 제시할 만큼의 주도적 역할이라 보기는 어렵다. 소비자 입장에서 기억될 만한 새로운 서비스나 변화를 주도한 흔적은 거의 없고, 대응의 무게중심은 늘 ‘반대·요구·방어’에 치우쳐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현장의 기사 목소리도 비판적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소속이자 전국개인택시연합회 회원인 한 기사는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 차순선 전 이사장의 공백으로 열린 보궐투표에 참여했다. 회비는 계속 내지만 조합이 무엇을 바꾸려는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업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조합과 연합회는 복지이직금 문제나 이사장 선거 등 내부 현안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카카오는 되든 안 되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지만, 조합과 연합회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추석 당일 고속도로 최대 684만 대…귀경 정체 새벽까지 추석 당일인 25일 전국 고속도로에 하루 684만 대 차량이 몰리면서 귀성·귀경 양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6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오전 11시 기준 서울 요금소에서 부산까지 9시간 10분, 목포까지 7시간, 광주까지 6시간 1...
  2.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3.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4.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5.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6.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7.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8.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9.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10.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