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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된 도로… 부실한 지하 공사, 집중호우에 ‘싱크홀’ 키운다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5-07-21 1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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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적 폭우에 도로 싱크홀 잇따라 발생
  • 지하 공사 구간 도로 붕괴 위험성 경고
  • 정부·지자체·시민 협력 강화 필요

광주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며 도로 곳곳에 싱크홀이 발생해 지하 공사 구간의 도로 붕괴 위험성을 보여줬다.


지난 17일 광주 동구 지산동 한 도로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도로가 통제되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에 최근 3일간 478mm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주요 도로 곳곳에서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7월 17일부터 19일 오후 5시까지 총 9건의 도로 지반침하 신고가 접수됐으며, 일부 구간은 차량 진입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도로 싱크홀은 예상치 못한 시점과 장소에서 도로가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기후변화로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전국 지하 시설물 공사가 진행 중인 도로들은 언제든 ‘지뢰’처럼 침하 사고를 일으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광주 도로 싱크홀’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재난을 넘어, 내가 매일 다니는 출퇴근길 도로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을 경고하는 교통 안전 위협이다.


여름철 도로 싱크홀은 지하 공사 구간의 구조적 불안정과 집중호우로 인한 지반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재난이다.


광주 사례는 기록적인 폭우로 배수 기능이 마비되고, 노후 하수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지반이 약해졌다. 여기에 지하철 공사, 공동구 매설, 상·하수도 교체 등 지하 시설물 공사가 더해지며 지반 안정성이 무너졌고, 결국 집중호우로 약화된 토양이 버티지 못하고 붕괴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 이후에도 지하수 유입이 지속되면 토사가 유실돼 지반에 공동(지하에 생긴 빈 공간)이 형성될 수 있으며, 집중호우는 이 공동을 무너뜨리는 촉발 요인이 되어 싱크홀 위험을 높인다.


쉽게 말해, 싱크홀의 근본 원인은 공사 구간에 지하수가 유입되며 땅속 흙이 빠져나가 공동이 생기는 것이고, 폭우는 지반을 약화시켜 그 공동을 무너뜨리는 ‘방아쇠’ 역할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급증하는 집중호우와 도로 싱크홀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 시설물과 도로에 대한 관리와 예방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도로 및 지하 시설물에 대한 정기 점검을 시행하고 있으며, 노후 하수관 교체와 배수 시스템 개선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응이 여전히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도로 싱크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 모두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부실한 지하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 유입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면 땅속에 공동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집중호우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도로 지반을 약화시켜 이미 형성된 공동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지하 시설물 공사를 더욱 정밀하게 수행하고, 지하수 유입을 차단하는 기술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운전자가 도로에서 출렁임이나 표면 변형 같은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고, 무리하게 통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싱크홀은 부실한 공사와 관리, 그리고 극한 기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인재”라며 “국가 차원의 실시간 도로 점검 체계 구축과 시민들의 민감한 대응이 피해 예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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