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대구지역 택시업계가 급속한 승객 감소와 고정비 증가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혁신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곽영호 대표법인택시 4개사를 운영 중인 곽영호 대표(신우택시·신우운수·신우기업·신우자동차)는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택시업계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구조적 위기”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먼저, 승객 감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운송 방식의 시대착오적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길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는 전통적인 방식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택시도 플랫폼 기반 호출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며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매칭해주는 플랫폼 시스템은 운영의 효율성뿐 아니라 승객 편의성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곽 대표는 택시 운영에 실질적으로 적용된 ‘기사수첩’ 앱을 예로 들었다.
해당 앱은 기사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운행 정보를 확인하고, 차량 정비 일정이나 수입금 정산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복잡했던 마감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기사들의 만족도도 높아졌고, 경영 효율성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경영난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지속적인 고정비용 증가가 언급됐다.
곽 대표는 “법인택시의 경우 카드 결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데, 이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상당하다. 여기에 매달 발생하는 통신료까지 더해지면, 수익성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기도처럼 노사정 협의회를 통해 지자체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도 택시업계가 직면한 위기 중 하나로 지적됐다.
곽 대표는 “승객이 택시를 외면하게 된 이유 중에는 플랫폼 경쟁도 있지만, 서비스에 대한 실망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불친절한 기사 응대, 차량 청결 문제, 운전 매너 등에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 스스로가 고객 중심 사고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사 교육 강화, 평가와 보상 시스템 정비 등 체계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1억 원을 넘어서며 시장의 또 다른 불균형도 나타나고 있다.
곽 대표는 “2021년 이후 개인택시면허 취득 자격이 완화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신규 기사들이 법인택시 대신 개인택시로 몰리고 있다”며 “법인택시 업계로서는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결국 대구지역 택시업계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 정책적 지원, 서비스 개선이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곽 대표는 “이제는 경영진부터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 혁신 없이 기존 방식만 고수한다면 승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과감한 변화와 실행이 택시산업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가 다시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일상 속 교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익 개선을 넘어, 고객 중심의 철학과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 택시업계의 미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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