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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쓰러진 택배노동자들…업계·정부 ‘재난 대응’ 시급성 대두 닷새간 3명 사망…“폭염은 재난” 노동계 긴급대책 촉구 CJ대한통운·한진, 탄력근무·휴식 보장…쿠팡은 ‘백업 기사제’ 운영 “쿠팡 기사 62% 주5일 이하 근무”…업계별 근무여건 격차도 확인 하목형 기자 2025-07-13 12:59:15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택배 현장에서 사망자가 잇따르자 노동계가 “폭염은 재난”이라며 정부와 업계에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주요 택배사들도 탄력근무와 휴식 보장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월 4일, 7일, 8일에만 3명의 택배 관련 종사자가 사망했다”며 “택배노동자에게 폭염은 생명과 직결된 재난”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와 업계를 향해 지연배송에 대한 책임 전가 중단, 물류센터 냉방설비 확충, 폭염기 분류작업 면제 등을 요구했다.


이에 택배업계는 폭염 대응을 강화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은 근무시간 중 1시간마다 10분 또는 2시간마다 20분의 휴식을 의무화하고, 체감온도와 관계없이 모든 작업장에서 작업중지권을 부여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온열질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배송을 멈추도록 권고하고, 지연배송 책임은 묻지 않는다”며 “고객사에도 양해를 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 대리점 배송 기사 여름휴가 사용 독려 캠페인 

한진택배 역시 폭염 대응 차원에서 근무시간 탄력 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대전 메가허브 터미널에 냉방기를 증설하고, 영상 33도 이상일 경우 ‘50분 근무, 10분 휴식’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오전 배송 가능 시간을 늘리고, 무더운 시간을 피해 근무할 수 있도록 허브터미널을 추가 가동해 작업 여건을 개선 중이다.


쿠팡은 기존 ‘택배 없는 날’(8월 14일) 제도에는 동참하지 않지만, 영업점 단위의 유급휴가 권장 및 대체 인력 투입을 통해 휴식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배송기사가 여름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백업 기사 시스템’을 전면 시행 중이며, 주 4~5일 근무제와 반기별 의무휴무제를 병행하고 있다.


CLS 관계자는 “직고용 기사가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는 구조를 통해 기존 배송기사의 휴식을 지원하고 있으며, 휴가 사용률이 높은 영업점은 별도로 시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도적 조치는 조사 결과에서도 일정 수준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 


택배기사 업무 여건 및 만족도 조사 결과 

11일 물류과학기술학회가 발표한 ‘택배기사 업무 여건 및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쿠팡 배송기사의 62%가 주5일 이하 근무 중이며, 월 8일 이상 쉬는 비율도 49.7%로 타사에 비해 높았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월 8일 이상 휴무 응답자가 0%로 조사돼, 업체 간 근무환경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92.4%는 직업 만족도를 ‘보통 이상’으로 평가했으며, 쿠팡은 ‘직업 지속 의향’ 부문에서 CJ대한통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권용장 물류과학기술학회장은 “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택배기사들의 실제 근무환경과 제도 차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우수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전체 업계의 노동환경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폭염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업계와 정부 모두가 ‘폭염은 재난’이라는 경각심 속에 근본적인 개선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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